[기획] 두 아들 화해 못보고 떠났다...경영권 분쟁 없을듯
[기획] 두 아들 화해 못보고 떠났다...경영권 분쟁 없을듯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0.01.19 2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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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터넷 캡쳐>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끝내 두 아들의 화해를 보지 못하고 19일 눈을 감았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경영 복귀에 실패한 반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한·일 양국에서 주주들의 신임을 받으며 ‘원 롯데’의 중심으로 자리 잡아 두 아들의 상황은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신 명예회장이 두 아들의 화해를 보지 못하고 세상을 뜬 것은 생전에 지분 상속을 통해 후계구도를 확실히 정리하지 않은 영향이 크다. 2017년 롯데지주가 공식 출범하기 전까지만 해도 한·일 양국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분율이 대부분 엇비슷했다.

 경영권 분쟁이 터지기 전인 2013년과 2014년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제과 주식을 수차례에 걸쳐 꾸준히 매입해 지분율을 3.92%까지 높였다. 신동빈 회장과 신격호 명예회장의 롯데제과 지분율은 각각 5.34%와 6.83%였다. 주력계열사인 롯데쇼핑 지분도 경영권 분쟁 직전까지 신동빈 회장 13.46%, 신동주 전 부회장 13.45%로 차이가 0.01%포인트에 불과했다.

 한·일 양국 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역시 △광윤사(고준샤·光潤社) 28.1% △종업원지주회 27.8% △관계사 20.1% △임원 지주회 6% △투자회사 LSI(롯데스트레티지인베스트먼트) 10.7% △가족 7.1% △롯데재단 0.2% 등이다. 신동주·동빈 형제의 개인 지분은 각각 1.62%, 1.4%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은 한국 롯데를,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를 경영하도록 암묵적으로 후계구도가 정해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 명예회장이 스스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지 않고 신동주·동빈 형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기계적으로 균형을 맞춰 한쪽으로 후계구도가 쏠리지 않도록 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실제로 신 명예회장은 경영권 분쟁 이후에도 “나는 아직 10년, 20년 일할 생각”이라며 경영에 대한 욕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자신의 나이를 고려하지 않은 지나친 경영 욕심에 후계자 선정 타이밍을 놓쳤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신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롯데그룹은 본격적인 ‘2세 시대’를 맞게 됐다. 이미 그룹이 10여년 가까이 ‘신동빈 체제’로 운영돼 온 만큼 경영권 분쟁은 없을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오래됐기 때문에 그의 별세가 실질적인 그룹 운영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2월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취임하며 여전히 그룹의 지지를 받고 있음을 확인했다.

 신 명예회장의 자산과 지분 등의 처리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 명예회장이 보유한 개인 재산은 1조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신 명예회장의 개인 재산 분배 문제는 롯데그룹 경영권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리라 관측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격호 명예회장의 재산 문제는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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