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감염병 돌면 백화점 대신 '인쇼'…"메르스때 백화점 소비 18%↓"
[기획] 감염병 돌면 백화점 대신 '인쇼'…"메르스때 백화점 소비 18%↓"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0.02.02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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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쇼핑몰, 인터넷 캡쳐>

직장인 이 모(32)씨는 요즘 온라인쇼핑만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공포가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고 하더라도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처럼 사람 많은 곳은 피하게 된다” 며 “생필품은 이미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태” 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은 주문량 폭주에 따른 배송 지연 공지를 내걸었다. 쿠팡은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량 폭주로 2월 2일 새벽 배송이 최대 2시간까지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공포가 퍼지면서 백화점과 할인마트 등 오프라인에서의 소매판매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5년 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발병 당시 백화점에서의 소비자 지출이 18% 감소했고 전자상거래 지출은 5% 증가했다는 연구가 주목받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온라인 쇼핑을 택한다는 소비자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2일 학술지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에 게재된 ‘감염병 발병이 소비 지출에 주는 영향’ 논문에 따르면 메르스 발병기에 소비자가 지출을 7.3%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 같은 지출 감소 현상은 분야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메르스 발병기에 백화점에서의 지출이 18.0% 줄고 외식 지출 역시 8.2% 감소했지만, 전자상거래 지출은 5.2% 늘었다. 여가·문화 분야 지출도 6.9% 줄었지만, 식료품 지출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
다.

이는 메르스 발병기 1521명의 국내 체크·신용카드 이용 현황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감염병 발병이 소비자 지출에 상당한 영향을 주지만 부정적인 영향이 모든 영역에 걸쳐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었다” 며 “전통적인 쇼핑 경로에서의 지출은 제한됐지만, 전자상거래로 이를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경향은 서비스업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통계청 서비스업 동향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메르스 공포가 극심했던 2015년 6월 백화점 생산지수(불변지수, 이하 동일)는 79.2로, 전년 동월보다 13.0 하락했다.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개별 업종의 생산 활동을 파악해 지수화한 것이다.

백화점 생산지수는 6월 기준으로 2007년(75.5)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았다. 같은 달 대형마트 생산지수도 전년보다 11.8 내린 90.1로 집계돼 2010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동월 기준 가장 낮았다.

소매업 각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소매업 생산지수 낙폭이 2.9였던 것과 비교하면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하락폭이 두드러진다.

반면 인터넷 쇼핑 생산지수는 1년 전보다 22.6 상승한 103.1이었다. 지수는 2011년 집계 이후 동월 기준 가장 높았고, 상승폭도 최대였다.

당시 외식업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음식점 및 주점업의 생산지수는 91.1로, 1년 전보다 9.1 내렸다.
지수는 6월 기준으로 2000년(85.5) 이후 15년 만에 가장 낮았고, 낙폭은 2005년 2월(-10.9) 이후 가장 컸다.

이 같은 현상이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때에도 반복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신종코로나 8번째 확진 환자가 격리 해제 후 대형마트와 식당을 돌아다닌 사실이 공개되면서 마트 쇼핑과 외식이 꺼림칙하다는 반응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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