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매출이 반토막나 월세나 낼 수 있을지….”...영세 자영업자들 패닉
[르포] “매출이 반토막나 월세나 낼 수 있을지….”...영세 자영업자들 패닉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0.02.05 15: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더마켓>

“매출이 반토막나 월세나 낼 수 있을지….”

5일 서울 동대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2)씨는 이같이 하소연했다. 김씨는 “불황 속에서도 저녁에 삼겹살과 소주를 좀 팔아 겨우 버텨나가고 있었는데 요즘은 손님이 통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어제는 4만원 팔고, 오늘 점심때는 공쳤다”고 말했다.

금융권이 밀집돼 있는 서울 여의도도 을씨년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올해로 4년째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모(49)씨는 “퇴근시간 이후에는 거리가 조용할 정도로 인적이 뜸하다”며 “이달부터 영업시간을 2시간 앞당겨 8시에 문을 닫고 있다”고 했다.

국내·외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갈수록 확산되면서 자영업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최저임금 상승, 주 52시간 근로제, 경기 둔화 등 ‘3중고’로 어려움을 겪어온 자영업자들은 예상치 못한 ‘우한 폐렴’이 더해지자 패닉 상태에 빠졌다.

우한 패렴 확산은 서울 명동 등 중국인 관광객 밀집 지역을 넘어 강남 상권에까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강남대로 뒤편 먹자골목은 점심시간인데도 식당마다 곳곳에 빈자리가 남아돌았고, 늘 붐비던 커피전문점도 군데군데 빈 좌석이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박모(44)씨는 “점심시간이면 편의점에서 한 명이 여러개의 도시락을 사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이 서로 접촉을 꺼리다보니 매출이 30% 이상 줄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평소 의료 및 쇼핑관광을 위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과 학생들로 항상 북적이는 압구정 로데오거리도 평소의 번화함이 거짓말인 것처럼 인적을 찾을 수 없었다.

대규모 감염병이 돌면 자영업자가 얼마나 큰 타격을 받았는지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보면 알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 직후인 2015년 6월 중순 외식업체 매출은 메르스 확산 전인 그해 5월 말에 비해 평균 38.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은 담화문을 통해 “소상공인 매출은 적게는 절반, 많게는 10분의 1 이하 까지도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라며 “소상공인 특례보증 확대 등 특단의 조치의 필요성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수퍼체인유통사업협동조합 권영길 이사장은 “2월 들어 수퍼마켓 등 소매점에서 도매상에 발주하는 물량이 평소와 비교해 30% 가량 줄었다”며 “소매점들은 당장 35∼40% 가량 매출이 줄었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