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롯데 구조조정, 백화점·마트 등 200곳 문닫는다
[기획] 롯데 구조조정, 백화점·마트 등 200곳 문닫는다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0.02.14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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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더마켓>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롯데쇼핑이 대형마트와 슈퍼 200여개를 정리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업계 1위 롯데쇼핑의 ‘다운사이징(Downsizing)’은 유통업계 전반의 구조조정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4분기 1조16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13일 발표했다. 2018년 4분기 순손실(4492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두 배 이상으로 커졌다. 마트와 슈퍼가 각각 230억원, 430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커머스 롭스 등도 109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이 어려워진 것은 내·외부적 요인이 모두 작용했다. 롯데는 2014년부터 검찰의 경영비리 수사, 경영권 분쟁, 최손실 국정농단 사태 연루 재판,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등 연이은 악재를 겪었다. 롯데는 이를 두고 ‘잃어버린 5년’ 이라고 한다.

실적 악화에 빠진 롯데쇼핑은 칼을 들었다. 롯데쇼핑은 우선 운영 효율성과 수익선 개선을 위해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700여개 점포 중 약 30%인 200여개 점포를 폐점할 예정이다. 영업손실 규모를 축소하고 재무건전성과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롯데쇼핑이 이처럼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은 창사(1970년) 이래 처음이다. 점포 정리는 마트와 슈퍼를 중심으로 향후 3∼5년간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정리되는 매장 인력은 다른 점포로 재배치하거나 명예퇴직, 희망퇴직 등을 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점포 폐점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정부의 최우선 과제인 일자리 창출 기조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9월 기준 롯데쇼핑 전체 직원은 2만6285명(시간제 근로자 8551명)에 달한다.

문을 닫는 점포는 롯데슈퍼가 가장 많다. 전국 412개 매장(지난 1월 기준) 중 70여개가 폐점하게 될 전망이다. 롯데슈퍼의 경영악화는 오래전부터 예견됐다. 골목 상권 보호를 위해 신규 출점은 막혔고, 경기 불황에 따른 내수침체, 의무휴무제, 영업시간 단축이 겹치면서 적자는 매년 눈덩이 처럼 불어났다.

롯데마트도 124개 매장 중 최소 40%를 정리한다. 매장 50개 이상이 사라질 전망이다. 헬스 앤 뷰티(H&B) 매장 롭스도 131개 매장 중 20개를 우선 줄인다.

롯데쇼핑은 점포를 정리하고 조직을 슬림하게 운영하면서 ‘유통 회사’를 버리고 생활 방식을 제안하는 ‘서비스 회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또한 경쟁력이 낮은 중소형 백화점의 식품 매장은 신선식품 경쟁력을 갖춘 슈퍼로 대체하고, 마트 패션 존은 바잉파워를 갖춘 백화점 패션 바이어가 기획 진행하는 등 기존 매장 운영
개념에서 벗어나 융합 공간을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은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고객, 직원, 주주들의 공감을 얻는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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