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국가간 사회적 거리두기 확대...여행·숙박업계 고사 위기
[기획] 국가간 사회적 거리두기 확대...여행·숙박업계 고사 위기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0.03.15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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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휴업에 들어간 크라운파크호텔 명동 <사진=더마켓>

 

서울 시내에 자리잡은 크라운파크호텔 명동과 호텔 스카이파크 명동 1∼3호점, 스타즈호텔 명동2호점, 라마다 동대문 등이 최근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주 고객이었던 이들 호텔은 길게는 다음 달 말까지 영업을 중단한다. 서울 명동의 한 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호텔들이 사실상 개점 휴업을 하다 결국 임시 휴업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며 “요즘은 객실을 10%만 채워도 선방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호텔이) 텅텅 비고 있다”고 털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여행·숙박업계의 고사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더해 감염 방지를 위한 각국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대되면서 여행과 숙박업계에서 휴업과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15일 지방자치단체 개방 여행업 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폐업을 신고한 국내·국외·일반 여행사는 56곳에 달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루 1곳 이상 여행사가 문을 닫은 셈이다.

이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당시에도 없던 사상 최대다.

업계 1·2위인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대형 여행사도 예약이 급감하고 있어 이들과 연계된 전국 중소 여행사들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국내 호텔업계도 최악의 위기에 몰렸다.

경북 경주에 있는 5성급 호텔 경주 힐튼은 이달 2일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경주 힐튼은이달 19일부터 객실 운영을 재개한다는 계획이지만 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호텔은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지난달 중순 이미 예약 취소 건수가 5만건을 넘었다. 최근에는 객실점유율이 평균 20∼30%, 주중에는 10%까지 떨어진다. 호텔신라도 코로나19 이후 객실점유율이 20∼30%까지 낮아진 상태다.

이같이 호텔 이용객들이 크게 줄면서 평소 예약조차 쉽지 않던 특급 호텔 레스토랑의 휴업도 잇따르고 있다.

웨스틴조선호텔 서울의 ‘아리아’, 롯데호텔 잠실점 뷔페 ‘라세느’가 주중 영업을 임시 중단했고, 롯데호텔 서울 ‘피에르바’도 휴업에 들어갔다.

그랜드하얏트서울의 뷔페 레스토랑 ‘테라스’, JW메리어트서울의 ‘마고그릴’ 및 ‘모보바’,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의 ‘브래서리’ 등도 휴업 중이다.

호텔신라가 베트남 다낭에 만든 리조트형 호텔 ‘신라 모노그램’의 개장 시기도 미뤄지는 등 호텔들의 해외 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베트남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한국인을 입국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호텔들은 생존을 위해 무급 휴직을 신청받는 등 팔을 걷어붙였지만 역부족이다. 최근 롯데호텔이 호텔업계 최초로 무급휴직 신청을 받은 데 이어 호텔신라, 한화호텔앤리조트(더플라자호텔)도 이달 초부터 자율적 무급휴직을 시행 중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이제 휴업은 호텔업계의 일상이 됐다” 면서 “일단은 버티고 있지만 머지않아 폐업하는 호텔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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