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저출산에 분유도 덜 팔린다…오프라인 매출액도 4년새 30%↓
[기획] 저출산에 분유도 덜 팔린다…오프라인 매출액도 4년새 30%↓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0.06.28 22: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인터넷 캡쳐>

결혼 3년차인 송미진(32)씨 가계부에는 올해도 분유값 등 육아 비용이 적혀 있지 않다. 내집 마련을 위해서는 직장을 그만 둘 수 없는데다, 업무가 너무 많아 출산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송씨는 “출산 계획은 2∼3년 후로 미뤘다”며 “상황에 따라서는 (출산을) 더 미룰 수도 있고, 출산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했다.

송씨 처럼 출산을 미루거나 결혼 계획을 세우지 않는 1인 가구가 늘면서 영유아용 조제분유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

저출산과 온라인 구매 등의 영향으로 대형 할인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시장에서 분유 매출액이 4년간 30% 가까이 줄었다.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조제분유의 오프라인 소매시장 규모는 1천369억원으로 2014년 1953억원 대비 29.9% 감소했다. 지난해 1∼3분기는 961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조제분유는 원유나 유가공품을 주원료로 영유아 성장 발육에 필요한 무기질, 비타민 등 영양성분을 추가해 모유의 성분과 비슷하게 가공한 것을 말한다.

aT 관계자는 “저출산으로 인해 분유 매출이 꾸준히 줄고 있다” 며 “한 번 선택하면 제품을 잘 안 바꾸고 정기적인 구매가 필요한 품목의 특성상 가격 할인, 배송 서비스 등 편의성이 큰 온라인을 통한 구매가 많아진 점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연간 출생아 수는 2014년 43만5000명에서 2018년 32만7000명으로 24.8% 감소했다. 2019년 잠정치는 30만3000명이다.

전체 오프라인 분유 매출에서 수입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분기 26.2%까지 증가했지만, 점차 감소해 2019년 들어서는 1분기 18.5%, 2분기 19.3%, 3분기 21.7% 등 20% 안팎을 맴돌고 있다.

 최근 국산 분유가 수입제품보다 영양성분 함량이 높다는 조사 결과 등이 나오면서 국내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가 커진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aT는 분석했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판매 점유율이 가장 큰 유통채널은 대형 할인마트로 94.5%에 달했다. 이어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 체인슈퍼 3.6%, 개인 슈퍼마켓 1.6%, 백화점 0.3%, 일반식품점 0.1% 등 순이었다.

대형 할인마트는 국내외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한곳에서 볼 수 있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데다가 잦은 할인행사를 통해 가격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의 발길을 끌었다.

제조사별 오프라인 소매시장 규모는 2019년 3분기 기준으로 매일유업(27.9%), 남양유업(26.7%), 파스퇴르(12.1%), 일동후디스(12.1%) 순으로 나타났다.

 조제분유 수출은 2016년 1억2150만달러에서 중국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로 갈등을 겪은 2017년 7772만달러로 급감했다.

이후 사드 여파 완화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프리미엄 조제분유 선호에 힘입어 2018년 9920만달러, 2019년 9595만달러로 이전의 수출량을 거의 회복했다.

지난해 기준 주요 수출 대상국은 중국(76.9%), 베트남(14.8%), 사우디아라비아(3.3%), 캄보디아(2.8%) 등이다.

최근 분유업계는 저출산에 따른 매출 감소에 대응해 식사 대용으로 가능한 '어른용 분유', 우유 알레르기나 유당불내증이 있는 아이를 위한 '콩 분유'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해외에서는 유기농 분유는 물론 포장 용기도 환경을 해치지 않는 제품으로 만들며 소비자의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aT는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