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손님, 계산은 셀프예요"…유통업계, '무인 계산' 도입 속도
[기획] "손님, 계산은 셀프예요"…유통업계, '무인 계산' 도입 속도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0.07.23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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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더마켓>

#1.
낮에는 직원이 상주하고 밤에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스마트’ 동네 슈퍼마켓이 오는 9월 첫선을 보인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동네슈퍼의 스마트화를 지원하는 ‘스마트슈퍼 구축사업’을 올해 5곳 시범 운영한다. ‘스마트슈퍼’는 낮에는 직원이 근무하지만, 밤에는 무인으로 계산과 결제 등을 처리하는 하이브리드형 점포다. 시범 점포로 선정된 동네 슈퍼에는 스마트 게이트, 무인 계산대, 보안 시스템 등의 도입을 지원한다. 중기부는 올해 5개 스마트슈퍼를 선정해 운영모델을 개발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2.
코로나19로 대세가 된 언택트 트렌드에 맞춰 롯데면세점이 QR코드를 스캔하면 고객이 직접 상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전자가격표(ESL)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롯데면세점은 스마트 스토어 디지털 고도화 2단계에 돌입하면서 기존 매장의 아크릴 가격표를 모두 ESL로 교체했다. ESL은 상품진열대 가격표를 디지털화해주는 장치다. 특히 상품 정보가 담긴 QR코드가 표시돼 있어 고객이 현장에서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상품에 대한 정보를 모바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화장품 QR코드를 읽으면 가격과 용량, VIP멤버십 등급별 혜택, 사용법, 전 성분, 다른 이용자들이 남긴 상품 평가 등을 담은 웹페이지로 연결된다.

최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디지털 전환(DT)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는 비대면 소비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무인 계산’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전국 점포의 78% 수준인 약 110개 매장에서 700여 대의 무인 계산대를 운영하고 있다. 2018년 1월 성수점과 왕십리점, 죽전점에 무인 계산대 16대를 처음 도입한 후 약 2년 반 만에 운영이 폭발적으로 확대된 것이다.

롯데마트도 2017년 4월 양평점 개점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120개 점포 중 50곳에서 512대의 무인 계산대를 활용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무인 계산대는 처음 한 번만 사용해 보면 다음부터는 쉽게 이용할 수 있어서 이용률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마트 서초점의 경우 전체 이용객의 51% 가량이 무인 계산대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업계는 무인 계산대를 넘어 무인점포와 하이브리드 점포를 속속 도입하는 추세다. 하이브리드 점포는 일반 점포와 무인점포의 중간 형태로, 주간에만 직원이 상주하고 야간에는 없는 매장이다.

GS25는 지난달 말 기준 무인점포 31개와 하이브리드 점포 73개를 운영하고 있다. GS25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점포는 주로 대형 건물 지하 1층 등에 입점해 외부인의 건물 출입이 제한되는 시간대에 무인으로 전환된다"며 "건물 상주 인원들이 이용해 도난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CU는 무인점포 약 70곳과 하이브리드 점포 약 140개를 운영 중이며, 이마트24도 각각 56개, 34개를 가지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무인 계산대와 핸드페이(정맥 패턴을 이용한 손바닥 스캔 결제) 등을 도입한 스마트 편의점 '시그니처'를 전국 22곳에 개점했다. 주로 사무실이나 공장 등 특수상권에 입점해왔으나, 지난 1일 첫 로드샵 개장을 기점으로 길거리 운영을 확대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단순 계산 업무가 편의점 업무의 60%를 차지한다”며 “무인 계산을 통해 점주와 직원이 계산 외 다른 서비스에 집중함으로써 매장 효율성과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고 코로나19로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무인 계산이 상용화되는 것은 고용 악화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한 매장이라도 무인 계산대를 함께 활용하면 더 효율적” 이라면서도 “아무래도 알바생을 덜 뽑는 등 인건비를 줄이려는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88곳과 익스프레스(기업형 슈퍼마켓) 4곳에서 무인 계산대를 쓰고 있지만, 추가 도입하거나 무인화 매장을 만들지는 않을 방침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런 결정에는 무인 계산대를 통해 인력을 감축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일부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상품을 담기만 해도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스마트 쇼핑카트’를 선보였다. 계산대가 없는 무인(無人) 편의점 ‘아마존 고(Go)’에 이어 이번엔 일반 슈퍼마켓에서도 계산대를 거칠 필요가 없는 결제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다.
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아마존 앱 계정과 스마트폰만 있으면 된다. 매장에 들어가 카트 손잡이에 있는 카메라에 아마존 앱에서 발행한 QR코드를 스캔해 자신의 계정을 등록한다. 이후 고객이 카트에 상품을 넣거나 빼면 카트 손잡이에 있는 디스플레이에 상품 목록과 결제 금액이 표시된다. 쇼핑 도중 카트에서 상품을 빼면 자동으로 결제 금액에서 빠진다.

아마존은 올해 내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LA에 새로 문을 여는 수퍼마켓에 대시 카트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후 고객 반응에 따르 자사 유기농 식품 체인 ‘홀푸드’ 등 다른 오프라인 매장에도 대시 카트를 적용할 지 여부를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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