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로드숍의 몰락'…미샤·더페이스샵 줄줄이 적자
[기획] '로드숍의 몰락'…미샤·더페이스샵 줄줄이 적자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0.08.28 02: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샤·더페스샵·스킨푸드….’

화장품 로드숍(거리매장)이 위기를 맞고 있다.

2017년 사드(THAAD)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과 중국 관광객 급감으로 한차례 휘청이더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소비가 급부상하면서 고객들의 발길은 더 줄었다. 그 위기는 숫자로 잘나타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2016년 700개가 넘었던 미샤 매장은 지난해 말 550개로 줄었다. 올해 들어선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며 미샤 브랜드를 보유한 에이블씨엔씨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2분기 10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매출도 지난해 1126억원에서 약 31% 급감한 777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1분기에도 12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에 있어 이 회사의 하반기 전망은 더욱 불투명하다.

올해로 창사 20년을 맞고 있는 에이블씨엔씨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이달 18일 ‘미샤플러스’ 매장을 론칭했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이 침체기를 맞고 있어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다른 브랜드 로드숍도 사정은 비슷하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564개였던 스킨푸드 매장 수는 지난해 말 68개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더페이스샵은 1056개에서 598개로, 토니모리는 679개에서 517개로 매장 수가 줄었다.

몸집이 크게 줄어들다보니 영업손실 규모도 커가고 있다.
2분기에 로드숍 ‘잇츠스킨’을 운영하는 잇츠한불은 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도 지난해 563억원에서 356억원으로 36.8% 줄었다. 토니모리도 7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기록했다. 400억원대를 기록하던 2분기 매출은 200억원대로 떨어졌다.

뷰티 편집숍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신세계백화점의 시코르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27개 매장을 냈지만, 올 들어서는 신규 매장을 내지 않았다. 당초 연내 6개 매장 출점을 계획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신규 출점을 보류한 채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업계는 생존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확산한 비대면 소비를 공략해 온라인 판로 개척과 배달 서비스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로드숍 브랜드의 경우 취급 브랜드를 다양화하는 편집숍 형태로의 변신을 시도 중이다.

LG생활건강은 로드숍 브랜드 더페이샵 매장을 편집숍 형태의 ‘네이처컬렉션’으로 개편하고 있다.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도 입점해 배송 서비스도 시작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11번가, 네이버 등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해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고, 라이브 커머스(실시간 방송 판매)를 선보였다. 토니모리도 지난 6월 말부터 배달의민족 ‘B마트’와 ‘나우픽’에 입점해 실시간 배송에 나섰다.

한 로드숍 브랜드 관계자는 “올 상반기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최근 재확산 조짐에 따라 업계 분위기가 다시 가라앉고 있다” 며 “올해는 ‘생존의 해’로 생각하고 온라인 강화 등 전략을 통해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