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내리막길' 자전거 살린 코로나···자전거 업계 최대 매출
[기획] '내리막길' 자전거 살린 코로나···자전거 업계 최대 매출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0.08.28 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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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언택트’(비대면) 운동 유행과 대중교통 대체 수단으로 자전거 수요가 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28일 자전거업계에 따르면 삼천리자전거는 올 상반기 매출 77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570억원)보다 35% 늘어난 실적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6억원으로 전년(-26억원)보다 507%나 증가했다. 지난 2016년 이후 가장 높은 실적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매출액 570억원, 영업손실 26억원을 기록했다.

삼천리자전거는 이번 실적 상승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운동 기구 수요 증가와 전기자전거·어린이자전거 판매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자전거 판매 성수기인 봄철 수요가 폭증했음에도 불구하고 발빠르게 물량을 공급해 실적 개선 기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퍼스널 모빌리티와 언택트 운동이 주목을 받으면서 전기자전거와 아동용 제품을 비롯한 전 라인업에서 판매가 늘었다”며 “하반기에도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과 맞물려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서 전기자전거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지속적인 매출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렸던 알톤스포츠도 올 상반기 반등에 성공했다. 알톤스포츠는 올해 상반기 매출 24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215억원) 대비 12%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영업손실 29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알톤스포츠는 최근 기업 간 거래(B2B)를 통한 자전거 공급 확대에 주력하며 부진 탈출에 힘쓰고 있다. 지난 6월 알톤스포츠는 서울시설공단, 카카오모빌리티와 잇따라 자전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각각 21억8300만원, 23억8400만원으로 지난해 연 매출 15%가량을 차지한다.

그간 자전거업계는 미세먼지 등 요인으로 자전거 수요가 줄어들며 실적이 꾸준히 악화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 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하면서 자전거 수요가 크게 늘어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상반기 실적 호조에 따라 연간 매출액 1000억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톤스포츠 역시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해 관리종목에서 벗어나겠다는 입장이다.

자전거업계는 자전거 비수기에 해당하는 하반기에도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스마트 모빌리티에 주력해 호조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전동 킥보드의 이용량 증가는 자전거보다 더 도드라진다. 공유 퍼스널 모빌리티 고고씽을 운영하는 매스아시아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됐던 2월에 비해 6월 탑승량이 300%, 이동시간은 450%, 이동거리가 440%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킥고잉 주간 이용자는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던 5월 1∼2주에 약 3만2200명에서 3만700여명으로 줄었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한 5월 2∼3주 이후 3만3500여명으로 증가했다. 5월 마지막 주에는 이용자가 약 3만8000명에 달했다.

자전거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운동 유행으로 인한 자전거 판매 확대가 상반기 호실적을 이끌었다”며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주목받는 전기자전거나 전동킥보드 등 다양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그간 겪었던 실적 부진에서도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불어나면서 관련 사고도 점차 증가추세에 있지만, 보상받을 수 있는 개인보험은 없어 보장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전동킥보드를 포함한 국내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 규모를 지난 2016년 6만대에서 오는 2022년에는 20만대로 3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용자가 늘어난 만큼 전동킥보드 교통사고 발생건수도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지난 2016년 49건에서 2018년에는 258건으로 2년새 5배 이상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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