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우려가 현실로... '2.5단계 방역'에 대형 카페 매출 30%↓
[기획] 우려가 현실로... '2.5단계 방역'에 대형 카페 매출 30%↓
  • 김현 기자
  • 승인 2020.08.31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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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밤이 달라졌다.

수도권을 대상으로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음식점 등이 오후 9시에 대거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2.5단계 방역조치’가 시행된 첫날인 지난 30일 대형 커피전문점 브랜드의 일 매출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려했던 매출 감소가 현실화하자 일부 수도권 매장은 아예 본사 측에 당분간 문을 닫겠다는 의사를 밝힌 곳까지 등장했다.

31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전국에 3000여개의 가맹점을 운영중인 유명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A사는 전날 수도권 매출이 1주일 전인 23일에 비해 30%가량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전인 1년 전과 비교하면 40% 가량 감소했다. 이 브랜드는 전체 매장 가운데 50% 이상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몰려 있다.

전날부터 수도권 지역에서는 체인점형 커피전문점에서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됐다. 커피전문점 업계에서는 매출의 50∼60%가 매장 내 매출로 알려져 타격이 우려된다.

A사 관계자는 “커피전문점은 휴식과 만남 등을 겸하는 곳인데 손님을 안받으면 매출이 50% 이상 떨어진다” 며 “이는 테이크아웃 고객이 절반도 안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다른 커피전문점 B사는 전국 기준으로 같은 기간 매출이 약 40% 감소했다. 강화된 방역 조치가 시행된 수도권만 따지면 이보다 더 줄었다는 것이다.

B사 관계자는 “전체 매장 가운데 수도권 매장 수는 약 30% 수준”이라며 “현업 일선 분위기는 완전히 초상집이다. 수도권 매출만 떼어 보면 훨씬 처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계열 커피전문점 C사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C사의 전날 수도권 매장 매출은 1주일 전보다 28% 감소했다. 전국 기준으로는 10%가 줄었다. C사 관계자는 “매장 손님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매출 감소는 우려되는데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은 계속 나가니 아예 임시로 문을 닫겠다고 알려온 지점도 수도권에서 5곳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커피 내점 고객 수요가 배달로 몰리면서 커피·디저트 배달 주문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앱 업계 1위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전날 커피·디저트 주문 수는 1주일 전인 23일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이는 전국 배달 주문 데이터를 추산한 것인 만큼, 2.5단계 방역 조치가 시행된 수도권에서는 이보다 더 많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도권 지역에서 오후 9시 이후 음식점 매장 취식도 금지되면서 심야 시간 술안주 배달 주문도 늘어났다.

이처럼 배송 서비스 이용 고객이 늘자 배달대행 업체도 덩달아 수혜를 얻고 있다.

특히 수도권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제과점은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포장·배달 주문만 가능하도록 영업이 제한되자 이들 업체가 배달 서비스를 강화한 것도 배달대행 서비스 확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일부 배달대행업체들은 ‘코로나 할증’ 이라는 명목으로 배달수수료를 인상하거나 파격 제안 등을 통한 경쟁사 배달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 따라 식품, 외식 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며 “외식 업체의 경우 틈새 시장 공략에 나서는 등 위기 속 새로운 생존 전략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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