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추석 앞두고 줄줄이 오르는 '밥상물가'...태풍 덮치면 더 오를듯
[기획] 추석 앞두고 줄줄이 오르는 '밥상물가'...태풍 덮치면 더 오를듯
  • 김기환기자
  • 승인 2020.09.02 16: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라도 너무 많이 올라 장보기가 겁나요.”
2일 서울 강남구의 한 슈퍼를 찾은 주부 이진이(45)씨는 채소값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배추 한포기 가격이 4900원대로 한두달 사이 2배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이씨는 “채소 가격을 둘러보다가 깜짝놀랐다” 며 “애호박, 배추, 고추 등 가격이 안 오른 채소가 없다. 된장찌개도 못 끓여 먹겠다”고 토로했다.

추석(10월 1일)을 한 달여 앞두고 ‘밥상물가’가 줄줄이 오르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장바구니 물가까지 오르면서 심리적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특히 긴 장마와 폭우, 태풍이 연달아 한반도를 덮치면서 채소값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배추, 무, 상추, 오이, 열무, 애호박 등 채소값은 1년 전보다 최대 18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5년 평균 가격과 대비해도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무(20㎏ 상자·상품)는 지난해 9월 9114원에서 올해는 173% 치솟은 2만4945원에, 배추(10㎏ 그물망·상품)는 지난해 9105원에서 현재는 74% 오른 1만5824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어 당근(20㎏ 상자·상품)은 99.8%, 감자(20㎏ 상자·상품)는 60.1%, 애호박(20개·상품)은 26.6% 각각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9호 태풍 ‘마이삭’이 곧 한반도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0호 ‘하이선’ 태풍이 따라오고 있어 채소값은 더욱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식품업계도 잇따라 제품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오뚜기는 최근 즉석밥 3종의 가격을 평균 8% 인상했다. 오뚜기의 즉석밥 3종은 작은밥(130g), 오뚜기밥(210g), 큰밥(300g)이고, 오뚜기밥 기준으로 710원에서 770원으로 올랐다.
롯데제과 역시 목캔디와 찰떡파이의 가격을 평균 10.8% 인상하기로 했다. 작은 상자에 들어 있는 목캔디는 권장소비자가격 기준으로 800원에서 1000원으로 200원 오른다.

롯데푸드도 편의점에 납품하는 뽀모도로 스파게티 가격을 3800원에서 4300원으로 올렸다.

앞서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월 일부 음료의 편의점 납품가를 인상했다. 밀키스, 핫식스, 사각사각 꿀배는 200원씩 올랐고, 트레비와 아이시스8.0은 100원 인상됐다.

CJ제일제당 역시 같은 달 말 ‘비비고 포기배추김치(3.3㎏)’ 가격을 3% 인상했다.

우유 원유 가격은 올해에는 동결됐지만, 내년 8월부터 ℓ당 21원이 오른다. 이에따라 원유 가격은 현재 ℓ당 926원에서 ℓ당 947원으로 인상된다.

내년부터는 우유가 들어가는 커피와 아이스크림 등 우유를 활용한 제품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는 이 같은 가격 인상에 대해 각종 식자재 가격이 오르고 인건비가 상승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장바구니 물가인 각종 식음료 가격이 오르면서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워진 가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적지 않다.

한편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7%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저유가 흐름은 지속됐지만 긴 장마와 집중호우 영향으로 농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며 5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50(2015=100)으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0.7%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10.6% 상승하며 전체 물가의 0.81%포인트(p)를 견인했다. 2017년 8월(10.7%) 이후 3년 만에 가장 상승 폭이 크다. 특히 장마와 집중호우 등의 영향으로 채소류 가격이 2016년 11월(32.9%) 이후 45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인 28.5%나 올랐다.

고춧가루(-6.5%), 생강(-24.2%), 콩(-14.8%) 등은 가격이 내려갔으나 배추(69.8%), 고구마(56.9%), 토마토(45.4%), 호박(55.4%) 등이 크게 올랐다. 이에 따라 농산물 가격도 12.1% 오르며 전체 물가를 0.49%p 끌어올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