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CJ그룹 '재무구조 개선' '승계 작업' 속도낸다
[기획] CJ그룹 '재무구조 개선' '승계 작업' 속도낸다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0.09.0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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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비핵심 계열사나 브랜드의 잇따른 매각을 추진하면서 재무구조 개선, ‘선택과 집중’을 통한 그룹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물밑 승계 작업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최근 헬스앤드뷰티(H&B) 전문점 CJ올리브영의 2022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대규모 프리 IPO(상장 전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 매각 작업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CJ는 지난해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를 홍콩계 PEF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고 최근 잔여 지분 전량을 넘겼다. 아울러 CJ헬로비전과 CJ헬스케어, 서울 가양동 용지를 매각하는 등 최근 2년간 계열사와 자산 매각을 잇달아 진행했다. 김정욱 메리츠종금증권 수석연구원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 매각과 매각 추진에 나서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CJ그룹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재무건전성 강화 외에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실탄 준비 차원이기도 하다. 재계 관계자는 “CJ그룹은 내수 시장에서는 1위 회사를 여럿 보유하며 안정을 이뤘지만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면서 “결국은 글로벌 사업에 그룹의 명운을 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실적이 부진하거나 비핵심적 계열사들을 정리해 그룹을 CJ제일제당(식품), CJ대한통운(물류), CJ ENM(문화) 3대 축 중심으로 재편하고 집중하려는 구상으로도 풀이된다.

승계 작업도 진행 중이다. CJ올리브영 프리 IPO 추진은 기업가치 제고와 함께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등 3세의 승계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을 함께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최대주주인 CJ(지분율 55.01%) 외에 이 회장의 아들인 이선호 부장(17.97%)과 딸 이경후 상무(6.91%), 동생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10.03%) 등이 주요 주주다. CJ그룹 오너 일가가 보유한 CJ올리브영 지분은 44.07%에 달한다.

CJ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선호 부장의 CJ 지분율은 아직 2.75%에 불과하다” 며 “CJ올리브영 지분 매각 대금으로 CJ 지분을 매입해 그룹사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거나 향후 상속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한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 2017년 서울 중부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1674억 원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박정화)는 지난달 20일 “원고가 국내 계열사 주식의 실제소유자인 사실, 원고가 해외 특수목적법인 내지 해외 금융기관 사이에 국내 계열사 주식의 명의신탁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증여세 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원고가 조세회피 목적으로 해외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실질적으로 국내 계열사 주식으로 인한 이익을 향유하고 있으므로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양도소득세 및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은 적법하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해 원고와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함으로써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지난 1990년대 중후반께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차명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 뒤 해외금융기관 등을 통해 주식을 취득·양도해 이익을 취하는 방식으로 조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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