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기록적 장마에 태풍 피해 확산...추석 물가 대란 우려
[기획] 기록적 장마에 태풍 피해 확산...추석 물가 대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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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9.08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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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 들어 기록적 장마에 이어 태풍 피해까지 겹치면서 성수품 물가가 치솟고 있다. 앞서 장마 영향으로 채소와 과일 값이 꿈틀대면서 우려됐던 ‘추석 물가 대란’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특히 한반도를 강타한 연이은 태풍으로 농수산물 피해가 커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도 작년보다 최대 25% 증가할 전망이다.

◆사과값 3배 폭등…추석 물가대란 우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배추 10㎏ 도매가격은 2만4120원으로 전년 대비 78.0% 올랐다. 무 20㎏ 도매가는 전년보다 90.0% 오른 2만6120원을 기록했다. 배추와 무 둘다 전년에 비해 두배 가까이 뛴 것이다. 이들 품목은 모두 10대 성수품에 속한다. 10대 성수품은 명절 수요가 많은 배추, 무, 사과, 배,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밤, 대추 등을 일컫는다.

배추는 긴 장마와 이어진 폭염으로 인해 생육이 부진해진 데다, 최근 태풍 영향으로 출하 작업도 지연되면서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 aT에 따르면 올해 고랭지배추 생산량은 365만4000톤(8월말 기준)으로 전년에 비해 30만톤 가량 줄었다. 무 가격 상승세 역시 7~8월 긴 장마 영향으로 고랭지무 작황이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도 차례상에 오르는 시금치(66.8%), 애호박(67.6%) 등 채소류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시금치와 같은 잎채소는 수해에 더욱 취약할 수 밖에 없다. aT 측은 장마·태풍으로 반입 물량이 감소해 가격이 치솟은 시금치의 경우, 주 출하지의 태풍 피해로 인해 반입량이 지속 줄어들면서 한동안 가격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대표 성수품인 사과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7일 가락시장에서 사과(홍로) 10㎏ 가격은 5만549원으로, 전년에 비해 285.7%가 뛴 것으로 나타났다. 제철을 맞은 홍로 사과는 추석 선물세트에 주로 활용되는 품종이다.

사과와 함께 명절 선물세트, 차례상 필수품으로 꼽히는 배 가격은 소폭 내림세(-2.1%)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는 최근 소비 부진에 따른 것으로, 추석이 다가오면서 수요 증가로 인해 가격 보합세가 예상된다.

국승용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장은 “올해 추석 시기가 작년보다 늦어 과일 등의 전체적인 공급량은 늘었지만, 냉해나 최근 장마 등 영향으로 가격은 작년보다 높을 수 밖에 없다”며 “사과는 도매가 기준으로 5~7.5㎏ 당 1만원 가량 오름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애호박 등 시설채소는 향후 1~2주간 날씨가 좋으면 작황이 회복돼 가격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국 본부장은 전망했다.

◆올 추석 차례상 비용 작년 보다 25% 증가

올해 연이은 기상 악재로 농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이 지난해보다 최대 25%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추석을 앞두고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차례상 품목 물가를 조사한 결과 올해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기준 27만5000원으로 지난해보다 16.5%(3만8400원) 오를 것으로 추산됐다고 이날 밝혔다.

대형마트에서 장을 볼 경우 40만4730원이 들어 지난해 추석보다 8만270원(24.7%)이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밤은 지난해 생산량 감소와 코로나19로 인해 수입량이 줄면서 공급량이 부족해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올랐다. 채소류는 날씨 영향으로 상품 질(質)은 하락했지만 가격은 크게 올랐다.
특히 배추는 올해 11주 연속 가격이 상승하며 1포기 가격이 지난해 5천원에서 올해는 1만5천원으로 3배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영향으로 가격이 급등했던 소고기는 여전히 지난해 대비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물가정보는 올해 추석이 지난해보다 보름가량 늦지만, 봄철 이상 저온현상과 초여름의 이상 고온 현상, 여기에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한 장마와 잦은 태풍 등 기상 악재가 계속되면서 햇상품 출시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요 감소와 작업량부족도 고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연구원은 “올해는 유례없는 긴 장마에 과일, 채소, 곡식류등의 수확이 늦어지는 만큼 좋은 품질의 재료를 구하려면 평소보다 늦게 구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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