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집콕'에 봉지라면 살아났다...상반기 라면 매출 1조1300억 사상 최대
[기획] '집콕'에 봉지라면 살아났다...상반기 라면 매출 1조1300억 사상 최대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0.09.11 0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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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라면 판매가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장기화로 외식 대신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또 외출과 여행 등 야외활동이 줄면서 집에서 끓여 먹는 봉지라면 판매도 늘었다. 닐슨코리아에 따라면 상반기 국내 라면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약 1조 1300억원을 기록하며 반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폭발하는 라면 수요에 맞춰 식품 업체들은 다양한 식재료와 조리법을 도입한 색다른 면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매콤한 진짬뽕에 진한 크림을 더한 ‘크림진짬뽕’을 용기면으로 출시했다. 최근 SNS에선 오뚜기 진짬뽕에 우유·치즈를 넣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즐기는 조리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오뚜기는 생크림·체다치즈·마스카포네치즈를 황금비율로 섞어 개발한 수프에 기존 진짬뽕 맛을 더해 신제품을 완성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SNS에 소개된 인기 조리법을 적용해 신제품으로 출시했다”고 말했다.

농심은 두부 건더기를 넣은 용기면 신제품 ‘신라면블랙사발 두부김치’를 출시했다. 두부 김치찌개의 맛을 구현한 제품으로, 뜨거운 물을 붓고 전자레인지에 약 2분간 돌리면 먹을 수 있다. 농심 관계자는 “흔히 김치찌개에 두부와 라면사리를 함께 넣어 먹는 데서 착안했다”며 “코로나가 확산하며 식사 대용으로 라면을 먹는 이들을 겨냥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풀무원식품도 최근 ‘자연은 맛있다’라는 브랜드를 단 신제품(정면, 백면, 홍면)을 선보였다. 기존 라면 브랜드 ‘생면 식감’을 리뉴얼했다. 첨가물 사용을 최소화하고 깊고 진한 국물 맛을 위해 소고기, 버섯, 대파, 새우 등의 재료를 커피처럼 로스팅 공법을 적용해 만들었다.
신제품의 핵심기술은 ‘HTT 로스팅(High Temperature Touchdown Roasting) 공법’이다. 재료를 고온 로스팅하는 공법으로 각 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렸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삼양식품과 손잡고 라면 신제품 ‘치킨이 타고 있어요’를 선보였다. 이를 기념해 우아한형제들은 이날 초소량 배달 서비스 ‘B마트’에서 라면 신제품을 개당 990원(소비자가격 1600원)에 한정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치킨이 타고있어요’는 밀레니얼 Z(MZ) 세대에서 선호하는 국물 없는 볶음면이다. 바비큐치킨맛에 은은한 숯불향을 살렸다. 닭다리 모양의 어묵 후레이크를 첨가해 먹는 재미도 고려했다.

라면처럼 조리법이 간단하면서도 고급 식당의 맛을 구현한 면 요리 밀키트(손질된 재료와 양념이 들어간 간편식)도 새로 나왔다. SSG닷컴은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조선호텔이 운영하는 광둥식 차이니스 레스토랑 ‘호경전’ 대표 메뉴를 밀키트로 만든 ‘조선호텔 유니짜장’과 ‘조선호텔 삼선짬뽕’을 지난달 말부터 판매하고 있다. SSG닷컴 관계자는 “경력 27년의 수석 셰프가 6개월간 상품화 작업에 참여했다”며 “코로나 이후 밀키트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가운데 차별화된 맛으로 경쟁력을 높이려 했다”고 말했다.

농심 관계자는 “집에서 생활하는 ‘집콕족’이 늘어나면서 라면 소비도 봉지면으로 집중됐다”며 “봉지면은 용기면 대비 저렴한 가격에 양이 많고, 집에서 한끼 식사 대용으로 끓여먹을 수 있어 위기상황에서 가장 먼저 찾는 비상식량으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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