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올 추석이 없었으면 좋겠다"...코로나19에 전통시장도 직격탄
[기획] "올 추석이 없었으면 좋겠다"...코로나19에 전통시장도 직격탄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0.09.1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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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이 차라리 없었으면 좋겠어. 괜한 기대만 하게 되고…”

15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한복점을 운영하는 김모(56)씨는 이 같이 하소연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추석 대목에도 지역 한복점 상인들의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웠다. 최근 명절 이동 자제 분위기에 결혼식 축소, 코로나19 확산 우려 등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정부가 고향 방문을 자제하라고 권고하는데 가뜩이나 사라져가고 있는 한복을 누가 입겠냐”며 “올 추석 장사는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날 동대문시장 인근 먹자골목은 한산했다. 가게 절반은 문을 닫았고, 문을 연 곳도 대부분 손님이 없어 앞치마를 두른 요리사와 종업원들이 밖에 나와 바람을 쐬고 있었다. 한 종업원은 “재택근무 때문인지 평일 점심의 인근 직장인 손님도 절반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수도권 재래시장에서도 상인들의 한숨 소리가 터져 나왔다.

경기 수원 지동시장에서 신발을 판매하는 이모(61) 씨는 “오늘은 겨우 신발 두 켤레를 팔았다” 며 “갈수록 장사가 안돼 장사를 접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지속하면서 전국 전통시장의 어려움이 지속하고 있다. 조금씩 살아났던 전통시장 경기는 다시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가정보연구소는 중소벤처기업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전국 전통시장 체감 매출 경기실사지수(BSI)가 48.8을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전통시장 체감 매출 BSI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했던 지난 2~3월 각각 23.4와 28.3을 기록, 역대급으로 낮았다. 이후 바이러스 확산이 잦아들면서 BSI도 4월 79.5, 5월 109.1로 상승했다.

그러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BSI도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6월 78.2, 7월 55.4 등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2, 3월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상가 분위기는 얼어붙은 모습을 보였고 폐점이 증가해 상가 공실이 증가했다” 며 “코로나19 확산이 잦아들며 국가재난지원금 지급 등의 이유로 4월 이후 분위기는 호전됐지만 또다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시장의 특성상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렵고 백화점, 대형 쇼핑몰 등과 비교해 봤을 때 방역에 다소 미숙한 부분이 많아 얼어붙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계속된다면 시장이 활성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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