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이번엔 해 볼 만하다"…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빅3' 모두 참여
[기획] "이번엔 해 볼 만하다"…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빅3' 모두 참여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0.09.20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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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계륵’ 취급을 받았던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입찰이 달아오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임대 조건을 크게 완화하면서 롯데, 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주요 면세사업자들이 모두 입찰 경쟁에 뛰어들 전망이다. 당장 큰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황금알을 낳는’ 옛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 입찰 22일 마감…‘빅3’ 모두 참여할 듯

20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6개 면세 사업권을 대상으로 21일까지 입찰 참가신청서를 접수한다.

참여 희망 업체는 신청서 제출에 이어 22일 면세점포 운영 계획 등을 담은 사업제안서와 가격 입찰서를 내야 한다.

입찰에 나온 사업권은 화장품과 향수를 판매하는 DF2와 주류·담배·포장식품을 판매하는 DF3, 주류·담배를 파는 DF4, 패션·잡화를 판매하는 DF6 등 대기업 사업권 4개와 중소·중견기업 사업권 2개(DF8/DF9)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이들 사업권을 포함해 8개 사업권에 대해 올해 2월 신규 사업자 입찰을 했지만 DF2와 DF6 사업권은 입찰 업체 수 미달로 유찰됐다.

또 당시 DF3 사업권은 신라면세점(호텔신라)이, DF4는 롯데면세점(호텔롯데)이 사업자로 선정됐지만 이들은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에 사업권을 포기하고 계약을 맺지 않았다.

이들 사업권에서는 당초 이달부터 신규 사업자들이 영업을 시작해야 했지만 신규 사업자가 정해지지 않으면서 기존 업체들이 계약을 연장해 영업 중이다.

면세업계에서는 2월 입찰 때와 달리 인천공항공사가 임대료 부담을 덜어주는 쪽으로 계약 조건을 변경함에 따라 이번 입찰에 대부분의 대기업 면세점들이 모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2월 입찰 당시 인천공항은 계약 첫해 최소보장금(임대료)으로 DF4 구역은 638억원, DF3 구역은 697억원을 제시했지만 이번 입찰에서는 여객 수요가 2019년 같은 기간의 60% 수준을 회복하기 전까지는 최소보장금 없이 영업료(매출액에 품목별 영업요율을 곱한 금액)만을 납부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여객 수요가 어느 정도 회복되기 전까지는 임대료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당장의 매출보다는 최대 10년인 계약 기간을 고려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빅3’ 면세점이 모두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2월 입찰에서 DF7(패션·기타) 사업권을 따내고 이달 영업을 시작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규모의 경제’를 위해 추가 사업권 확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입찰 결과는 이르면 이달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최종 선정된 운영사업자는 내년 3월부터 면세점을 운영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면세점 실적은 좋지 않지만 지금 같은 계약조건이라면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된 이후를 내다보고 진출하는 것” 이라면서 “대부분의 업체가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도 ‘먹구름’...반등 어렵다 

하지만 면세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0년짜리 계약이라 그냥 놓칠 순 없지만,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면세 업황이 언제 회복될지 알 수 없어서다.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2516억원으로, 전월 대비 12.5%가 늘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면세점 업계 매출은 지난 4월 9867억원으로 최저점을 찍은 뒤 나아지고 있으나 여전히 1조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보따리상의 활동을 근거로 올해 하반기부터 ‘반등’을 거론하지만 업계는 “쉽지 않다”고 전망한다.

면세점업계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한 것은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힌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내 출입국객은 전년 대비 95% 이상 급감했다. 인천공항을 제외한 김포, 김해, 제주 등 지방의 공항 국제선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이 때문에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이른바 면세점 ‘빅3’가 창고에 쌓아둔 재고는 3조원대에 달한다. 최근 명품 재고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숨통은 틔였지만 한정적인 판매여서 시즌상품 재고, 유통기한이 있는 화장품·식품 등 문제 재고는 계속 늘어나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수요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며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상황이 반전되기는 힘들다. 보따리상 활동으로 당장 적자 폭이 다소 줄어들 수 있으나 (올해 안에)흑자 전환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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