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고향에 오지마라"...언택트(비대면) 추석에 선물세트 판매 급증
[기획] "고향에 오지마라"...언택트(비대면) 추석에 선물세트 판매 급증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0.09.30 0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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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백화점의 올 추석선물세트 판매 실적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귀성 대신 선물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고 청탁금지법상 농수축산물 선물 상한액이 상향 조정되면서 백화점들의 추석 선물세트 판매가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추석 선물세트 매출액은 판매를 시작한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8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증가했다.

특히 정육과 청과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보다 각각 11%, 13%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한시적으로 청탁금지법이 완화되면서 농수산물 선물세트 선호도가 높았다” 면서 “여기에 고향 방문 대신 선물로 대신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역대 최대 추석 선물세트 매출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27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늘었다. 정육은 22.3%, 청과는 15.9% 판매가 증가했다.

특히 40만원 이상 프리미엄 한우선물세트의 매출은 지난해 추석보다 31% 늘어나 신장률이 2018년(13.8%)과 2019년(15.7%)의 두 배를 넘었다. 온라인 매출도 지난해 대비 58%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비대면 수요가 늘어 온라인 매출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예약판매를 시작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7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농산물과 축산물, 수산물 선물세트 매출이 각각 16.2%, 19.6%, 20.1%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비대면 명절 트렌드로 좋은 선물을 찾는 수요와 함께 김영란법 일시적 완화 등의 영향으로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주류 선물세트 매출 증가도 눈에 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주류 선물세트 매출이 21% 늘면서 상품군 중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와인 선물세트 매출이 81.7% 늘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선물세트를 주로 판매하는 대형마트도 코로나19가 만들어낸 ‘비대면 추석’ 덕에 명절 선물 세트가 날았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8월 13일부터 지난 26일까지 전체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추석 판매 기간 대비(지난해 7월 25일∼9월 8일) 22% 증가했다.

성장은 고가의 정육 선물세트가 이끌었다. 이 기간 롯데마트 정육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 대비 43% 뛰었다. 혼술·홈술 트렌드가 상시화하면서, 주류 선물 판매도 호조세다. 5만∼10만원 대 와인 세트 판매가 급증해 이 기간 주류 선물세트가 지난해보다 39.2% 더 나갔다.

이 같은 추석선물세트의 매출 호조가 소비심리 회복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이번 선물세트 실적 호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추석을 맞이하게 돼 선물단가가 올라간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소비심리지수는 9월 들어 79.4로 내렸다. 4월(70.8), 5월(77.6), 6월(81.8), 7월(84.2), 8월(88.2) 등으로 4개월 연속 상승하던 소비심리 지수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이달 들어 다시 고꾸라진 것이다.

한은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등의 영향으로 경기·가계 재정 상황에 대한 인식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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