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위기의 오프라인 유통업계...나만의 색깔 내기 한창
[기획] 위기의 오프라인 유통업계...나만의 색깔 내기 한창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0.10.20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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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쇼핑몰 성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전례 없는 위기에 봉착한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자기 색깔 내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경쟁사와 차별화 없이는 무한경쟁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유통업계의 화두는 ‘남보다 얼마나 튀느냐’다. 입점 브랜드와 상품 종류, 할인행사 등이 대동소이하다 보니 경쟁사와 구별된 나만의 강점을 갖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된 것이다. 이러다 보니 업체별로 특색있고 색깔 있는 매장과 공간을 선보이는 데 열심이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에 업계 최대 ‘펫파크’ 연다

현대백화점이 다음달 6일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에 여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에 업계 최대 규모의 반려동물 전용 ‘펫파크’를 개점한다.

현대백화점은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 내 B관 3층 옥상정원에 1322㎡(400평) 규모의 펫파크 ‘흰디 하우스(Heendy House)’를 오픈한다고 20일 밝혔다. ‘흰디(Heendy)’는 지난해 3월 현대백화점이 자체 개발한 익살스러운 표정의 강아지 캐릭터다.

흰디 하우스의 면적은 국내 유통업계가 운영하는 펫파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중형견과 소형견으로 구분해 입장 가능한 놀이터를 비롯해 반려동물과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테이블과 포토존, 음수대 등 편의 시설이 들어선다.

현대백화점은 흰디 하우스가 들어서는 B관 1층에 674㎡(204평) 규모의 프리미엄 토탈 펫 케어숍 ‘코코스퀘어’도 선보인다.

코코스퀘어는 전체 공간의 70% 이상을 반려동물 케어시설로 꾸민 게 특징이다. 반려동물 전용 유치원과 수영장, 스파, 호텔 등이 대표적이다.

유치원에는 반려동물 행동교정사, 반려동물 관리사 등 전문 인력이 상주해 ‘반려견 피트니스(비만 관리)’, ‘사교성 기르기’ 등 반려동물의 문제행동을 교정하고, 놀이를 통한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반려동물이 물놀이를 즐기며 아쿠아 테라피(수중 운동)도 받을 수 있는 수영장과 24시간 반려동물을 위탁할 수 있는 호텔도 들어선다.

이밖에 코코스퀘어에는 100만원이 넘는 펫베드(반려동물 침대), 해외 직구템으로 소문난 반려동물 전용 카시트 등 프리미엄 상품을 판매하는 반려동물 용품 매장도 생긴다.

해외 유명 셀럽의 캐리어로 유명한 미국 펫 캐리어 전문 브랜드 ’모시콰‘, 독일 펫 가구 브랜드 ‘미아카라(MiaCara)’, 프리미엄 펫 전용 카시트 브랜드 ‘나우위(Nowwe)’, 반려동물을 모티브로 한 이탈리아 쥬얼리 브랜드 ‘도그피버(Dogfever)’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명을 넘어선데다, 반려동물(Pet)과 가족(Family)의 합성어 ‘펫펨족’이 신조어로 등장했을 정도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특색 있는 공간을 스페이스원에 대거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분더샵’, 가구 판매…라이프스타일 영역 확대

신세계그룹의 패션 편집숍 ‘분더샵’이 인테리어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패션 영역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토탈 편집숍’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3일부터 분더샵 청담 N관 지하 1층에서 ‘웨이브렛(Wavelet)’ 팝업 스토어를 열고 빈티지 가구 특별전을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웨이브렛은 1940년대부터 1960년대에 유행했던 가구와 조명, 포스터 등을 소개하는 온라인 인테리어 편집숍이다.

이번 팝업 스토어에서는 전 세대에게 사랑 받는 모던 가구의 대명사인 허먼 밀러의 임스 체어 특별전을 준비했다.

희소성 높은 다양한 의자 150여개를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행사다.

지난 7일부터 분더샵 청담 S관 1층에서는 ‘미뗌 바우하우스’ 팝업 스토어를 진행 중이다. 미뗌 바우하우스는 1919년 독일에서 시작해 1933년까지 생산된 오리지널 바우하우스와 그 계보를 잇는 가구를 선보인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가구 뿐만 아니라 조명, 도자기 제품도 만날 수 있다.

‘ㄷ’자로 유명한 ‘토넷’의 의자, 디자인 조명 브랜드 ‘테크노루멘’의 제품 등을 선보인다.

2000년 처음 문을 연 분더샵은 신세계 분더샵은 올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소개하며 토탈 편집숍으로 거듭나고 있다.

신세계 분더샵은 올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소개하며 토탈 편집숍으로 거듭나고 있다. 국내외에서 독특한 안경 제품을 소개해온 ‘오르오르’의 팝업 스토어를 지난 5월 진행하며 목표 매출 대비 20%를 초과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기존에 패션 매장에서는 볼 수 없는 식물과 분재도 선보인다. 지난 7월에는 사전 예약 고객들을 대상으로 분재를 직접 만들어보는 클래스를 진행해 조기 마감됐다.

홈프래그런스 제품도 잇따라 판매하고 있다.

6월에는 뷰티 브랜드 ‘불리’와 루브르 박물관이 콜라보레이션한 디퓨저 등을 소개했고, 8월에는 ‘아포테케’의 인센스, 디퓨저 등을 준비한 팝업을 진행했다.

김덕주 신세계백화점 분더샵 담당은 “국내 최초의 패션 편집숍으로 트렌드를 선도해온 분더샵이 라이프스타일까지 품고 한 단계 도약하려 한다”면서 “앞으로도 고객들의 수요에 발맞춰 빠르게 변화하는 쇼핑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MZ가 열광하는 브랜드를 1층으로···‘얼굴’ 바꾸는 백화점

백화점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공략을 위해 해외명품과 화장품 위주였던 1층의 브랜드 구성을 과감하게 바꾸고 있다. MZ세대가 열광하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1030 핫플레이스를 그대로 백화점 1층에 옮겨 놓고 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MZ세대가 열광하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1~2층을 새롭게 리뉴얼했다고 23일 밝혔다.

우선 일반적인 편의점과 차별화되는 감성편의점 ‘고잉메리’를 들여왔다. 고잉메리는 MZ세대가 좋아하는 색다른 큐레이션은 물론, 파인 다이닝 컨셉의 분식점을 더한 형태의 스토어다.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아웃오브스탁’의 오프라인 매장도 40여평 규모로 오픈한다, 한정판 스니커즈 판매뿐만 아니라 한정판 스니커즈 관련 다양한 전시회와 팝업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한정판 풋볼 레플리카(일반 판매용 스포츠 선수 유니폼)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오버더피치’와 협업해 국내 축구 팬덤을 공략한다. 인기있는 한정판 올드 레플리카를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취향대로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서비스존이 구성될 계획이다.

이재욱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장은 “젊은 세대들에게 인지도 높은 브랜드를 통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는 MZ세대의 복합문화 공간이 될 것”일아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신촌점 유플렉스 지하 2층에 MZ세대를 겨냥한 패션 편집숍인 ‘피어(PEER)’를 리뉴얼 오픈한다.

‘피어’는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업계 최대 규모(204평)로 오픈한 자체 기획 편집숍이다. 신(新) 소비세대로 떠오른 MZ세대에게 ‘오직 이 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는 매장으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백화점 한 층 전체를 ‘플래그십스토어(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일종의 체험 매장)’ 형태의 편집숍으로 만들었다.

이번에 리뉴얼 오픈한 매장에선 뮤지션 ‘딘(Dean)’이 제작에 참여한 패션 브랜드 ‘유윌노(you.will.knovv)’를 처음 공개한다. 감각적인 프린팅과 디자인이 특징인 반팔 티셔츠(5만9,000원), 아노락 점퍼(10만9,000원)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이와 함께 ‘피어’ 매장에 글로벌 스트릿 브랜드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PALACE(팔라스), SUPREME(수프림), KITH(키스) 등 해외 유명 3대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스크린 사격 하러 아울렛 간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은 유통업계 최초로 정통 스포츠사격을 스크린으로 즐길 수 있는 ‘슈팅코리아’를 선보인다.

스크린 사격장 ‘슈팅코리아’에서는 정확도는 물론 체력, 지구력, 스피드, 집중력 등 복합적 능력이 요구되는 스포츠사격을 경험할 수 있다. 철저한 총기 안전수칙의 숙달을 기본으로 한다. 정밀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통해 속사, 이동사격 등 체계적 사격 트레이닝이 가능하다.

롯데 관계자는 “스크린사격은 서바이벌동호회 등을 대사으로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판단된다” 며 “실내 서핑, 스크린 사격에 이어 지속적으로 레저 콘텐츠를 도입해 쇼핑과 여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차별화된 공간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내부 콘텐츠도 기존 아울렛과는 차별화를 뒀다. 롯데에서 20억을 투자한 유통업계 최초 463.4m²(140평) 규모의 ‘실내 서핑샵’, 8억을 투자해 만든 660㎡(200평) 규모의 ‘숲 모험 놀이터’, 660㎡(200평) 규모의 ‘펫파크’ 뿐만 아니라 자연 경관이 보이는 우수한 그린뷰 조망의 레스토랑, 카페 등 유명 ‘F&B’ 를 대거 확충했다.

◆동네 장터 같은 대형마트서 ‘골목감성’ 느껴볼까

대형마트 오프라인 매장이 동네 장터 같은 친근함과 좁은 골목 어귀마다 찾을 수 있는 소소한 재미를 더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역밀착형 패밀리 커뮤니티 몰’ 코너스(CORNERS)’ 공식 1호점을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점에 처음 선보였다.

코너스의 가장 큰 차별화는 지역 특색을 강조한 ‘골목 감성’이다. 코너스라는 이름에는 ‘집 앞 골목(코너)을 돌면 만나는, 소소하고 특별한 일상’이라는 의미처럼 지역 주민들이 마치 동네 장터에 온 것과 같은 친근함과 함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실제로 코너스 1호점에는 5800평에 달하는 면적에 쇼핑공간과 극장, 피트니스, 볼링장, 어린이 놀이시설, 서점 등이 들어선다. 여기에 20~30대에 인기 있는 올리브영, 에잇세컨즈, 아디다스 스타디움 등 제조·유통 일괄형(SPA) 패션 브랜드를 신규 입점시켰다.

특히 인근에 있는 야구장 방문 고객을 위해 부산 깡통시장 유명 떡볶이인 ‘이가네 떡볶이’, 전국 3대 족발 브랜드로 알려진 ‘편장군 족발’, 샌드위치 전문브랜드 ‘서브웨이’ 등이 코너스 1호점에서 새로 선보였다.

넓은 매장 내에서 장시간 쇼핑 후 여유롭게 쉴 수 있는 카페 콘텐츠도 강화했다. 대형마트 최초로 카페 콘셉트의 매장이 들어선 ‘파리바게뜨’를 비롯해 프리미엄 커피와 시나몬 롤이 유명한 글로벌 브랜드 ‘시나본’ 등을 입점시켰다.

매주 셋째 주 토요일마다 진행되는 ‘세토놀’(셋째 주 토요일은 코너스에서 놀자) 행사에선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공연과 플리마켓 등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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