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게임 체인저 돼라"...현장 챙기는 신동빈 회장
[기획] "게임 체인저 돼라"...현장 챙기는 신동빈 회장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0.10.2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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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함께하는 ‘위드 코로나’가 내년 말까지는 계속될 것 같다. 지난해 대비 70% 수준으로 경제가 위축되는 ‘70% 경제’가 뉴노멀이 됐다. 70% 경제에서 살아남을 길을 찾아야 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7월 열린 하반기 롯데 VCM(사장단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1998년 IMF, 2008년 리먼 쇼크와 다른 상황이라며 국제무역과 세계화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 회장은 이어 19세기 영국의 총리 벤저민 디즈레일리가 말한 ‘최선을 기대하며, 최악에 대비하라’를 인용하며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면서도 최선을 기대한다면 위기를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생존을 위한 변화와 혁신을 준비해왔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기존의 경영방식을 고수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신 회장은 올해 초 이러한 경영 환경 속에서 위기감을 갖고 스스로 시장의 틀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롯데는 코로나19가 야기한 사회·경제적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며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는 ‘게임 체인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 회장의 현장 경영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5월 일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신 회장은 20차례 이상 주요 사업장을 둘러보며 현안을 직접 챙기고 있다.

◆미래 성장 가능한 분야 투자 확대

롯데는 지난 5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사내 지침서 ‘코로나19 전과 후’를 전 그룹사 대표와 기획 담당 임원에게 배포했다. 롯데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임직원 인식과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도서 발행을 기획했다.

롯데는 이처럼 시대 변화를 민감하게 인식하고 이에 부합하는 미래성장 동력 발굴 및 시장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롯데가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분야는 첨단 물류 서비스와 스마트 팩토리 구축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충북 진천군 초평 은암산업단지에 약 3000억원을 투자해 연면적 18만4000㎡, 지상 3층 규모의 택배 메가 허브 터미널을 건설하고 있다. 롯데는 진천에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DT 기반의 차세대 택배 터미널을 구축해 택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서비스 고도화를 이뤄 나간다는 계획이다.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완공 시 일 150만 박스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정보통신은 경기도 안성에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를 구축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는 수요, 생산, 재고, 유통 등 전 과정에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생산성 및 품질을 향상시키는 지능화된 공장을 뜻한다.

신 회장은 “안성 스마트 팩토리는 올해 주요 시스템 구축이 완료된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변화에 빠르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그룹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게임 체인저 되기 위해 DT 강화

롯데는 그룹의 디지털 전환(이하 DT)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외부 DT·IT 우수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는 지난 6월 채용 공식 유튜브 채널인 ‘엘리크루티비’를 통해 DT·IT 분야 신입·경력 구직자를 위해 홍보 영상 ‘롯데밸리에 산다’를 공개했다.

영상은 롯데 DT·IT 직무의 직원들이 직접 출연해 자신의 일과를 촬영한 브이로그 영상을 다른 계열사 직원들과 함께 살펴보며 각자의 스토리를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직무 정보와 취업 준비 팁, 기업문화, 복지제도 등 구직자들이 궁금해하는 정보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현재 프로그래밍, 빅데이터, UX·UI 디자인 등 3편이 공개됐다. 향후 보안, DT전략 등 다른 직무 영상을 순차적으로 제작해 나갈 계획이다.

롯데 계열사들도 업계 게임체인저가 되기 위한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7월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패션 소품을 가상으로 착용해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체험 서비스 ‘리얼 피팅’을 론칭했다. 롯데홈쇼핑은 다양한 첨단 기술을 도입해 스마트 언택트 쇼핑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 여러 사람이 사용한 상품을 착용해 보는 것을 꺼리는 고객이 급증함에 따라 안경, 선글라스 등 패션 소품을 가상으로 착용해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는 게 롯데홈쇼핑의 설명이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 통해 새로운 환경 대응

롯데지주는 지난 5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 1회 재택근무 의무화를 시작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우리 사회에 폭넓게 확산된 재택근무 등의 근무 환경의 변화를 일시적인 것이 아닌 장기적인 트렌드로 인식하고, 그 안에서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 변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대기업 중에서 선제적으로 시행에 나섰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최근 롯데는 재택근무 전면 자율화를 통해 업무 성격에 따라 능동적이고 유연한 근무 형태를 갖출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근무 형태의 변화는, 외부 환경 변화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신 회장의 의지에서 비롯됐다.

롯데지주는 7월 1일부터 근무 복장 자율화도 시작했다. 롯데케미칼, 롯데컬처웍스, 롯데멤버스 등 일부 계열사들은 이미 시행해온 제도다. 롯데는 자유롭고 편안한 복장을 통해 업무 효율 제고 및 유연한 근무환경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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