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연말장사는 끝난 것 같다…이번엔 확실히 성공하길”
[기획] "연말장사는 끝난 것 같다…이번엔 확실히 성공하길”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0.11.24 0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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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연말 대목을 기대하던 외식업체 주인을 중심으로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할인쿠폰 사업 재개로 다소 활기를 되찾는 듯하던 숙박·여행업계도 ‘상황 악화’ 가능성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일반 가정은 외식을 자제하고, 기업들은 사내 안팎의 모임 자제를 권고하고 있어, 외식·숙박업계의 상황은 3월로 되돌아간 셈이다.

◆연말 특수 실종… 외식업종 ‘망연자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은 외식업계를 먼저 강타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도 예년 같으면 예약 잡기가 곤란했을 정도로 넘쳐났던 송년 모임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직장인 한모(46)씨는 23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해마다 고등학교 동창끼리 시내 음식점에서 가지던 송년 모임을 올해는 건너뛰기로 했다”며 ‘동창들 중 송년 모임을 강행하자고 하는 친구는 없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로 매출 부진을 겪었던 음식점 주인들은 한파와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잔뜩 위축되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김모(55)씨는 “당장 오늘 단체 예약 5건이 취소됐는데, 연말장사는 끝난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관악구 사당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모(44)씨는 “1년 내내 코로나19로 장사를 제대로 못했지만, 근근히 버텨왔다”며 “하지만 이번엔 아무래도 (고깃집) 10년 만에 최악의 손실을 보게됐다”고 토로했다.

일반적으로 오후 9시 이후 매출이 높은 노래방 등 유흥업소들은 아예 올해 영업 자체를 포기할 상황에 몰리고 있다. 서울 마포구 신촌 대학가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박모(55)씨는 “손님이 오후 9시가 넘어야 오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은) 영업정지 통지와 같은 셈”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자영업자들은 이전에도 이미 코로나19로 매출 감소 등 직격탄을 맞았던 처지여서, 대부분 더 이상 버티기 곤란한 상황에 처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5대 시중 은행, 5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66조원으로 한 달 새 3조원 넘게 증가했다.

◆예약 취소 사태 속에 “사태 진정 위해 그래도 적극 동참”

자영업자들뿐만 아니라, 비교적 큰 규모인 호텔 등 숙박업계도 어려움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각종 할인 이벤트를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섰던 대형 호텔 관계자들은 연말에 몰릴 대규모 예약 취소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숙박 예약 취소는 곧장 헬스장과 라운지, 수영장, 뷔페 같은 편의시설 영업 이익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이미 호텔들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처지다. 호텔롯데의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2조8043억원에서 올해 1조5533억원으로 44.6% 감소했다. 그런가 하면 호텔신라는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이 198억원에 달해 지난해 영업이익 574억원과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여행업계의 상황은 더 안 좋다. 하나투어는 이달 말 6개월간의 무급휴직을 내년 3월까지 4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모두투어도 지난 8월부터 직원 1100명 중 90% 이상이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여행사들이 희망퇴직 등을 통해 몸집을 줄인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자유투어 직원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엔 130명이 넘었지만, 현재는 30명에 불과하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소규모 음식점을 운영했다가 지난 4월 이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김모(49)씨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화와 약화가 반복되면서 자영업자들이 매번 피해를 입고 있다”며 “그래도 이번에 확실히 방역에 성공하도록 시민들이 동참해 더 큰 피해를 줄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어려움에 처한 사업장에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고용노동위기 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집합금지·제한명령이 부과된 사업장에는 매출액 감소 요건 증빙 없이도 고용조정이 불가피한 사업장으로 인정해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장 내 음식과 음료 섭취가 금지되는 카페, 오후 9시 이후에는 포장·배달만 허용되는 음식점 등이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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