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변해야 산다"...프랜차이즈 업계 '뉴노멀 매장' 전환
[기획] "변해야 산다"...프랜차이즈 업계 '뉴노멀 매장' 전환
  • 김현 기자
  • 승인 2020.12.25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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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식 배달과 포장에 무게가 실리자, 이에 맞춤한 프랜차이즈 매장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정부가 거리두기 2.5단계에 더해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리면서 배달과 픽업에 특화된 일명 '뉴노멀 특화 매장' 도입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포장·배달 고객 ‘동선’을 분리한 매장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매장 ‘구조’의 변화다.  해마로푸드서비스의 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는 서울 강남구에 ‘뉴노멀 매장’이라 이름 붙인 삼성중앙역점을 개업했다. 이 매장은 주문 고객과 취식 고객, 포장·배달 고객 동선을 분리한 게 특징이다. 코로나 시대의 ‘외식 뉴노멀’(새로운 기준)을 반영한 매장 인테리어인 셈이다. 매장 안에는 포장 고객이 대기할 수 있는 공간과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벽을 바라보는 바 형태의 자리에는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칸막이도 설치돼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일찌감치 코로나19로 인한 변화에 대처해 매장을 공격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비비큐는 지난 6월 말 배달·포장 특화 점포인 ‘비비큐 스마트키친’(BSK)’ 매장을 출시한 뒤, 6개월도 안 돼 이달 4일 100호점을 개점했다. 이 같은 시장 반응에 회사도 놀랐다.

배수정 BBQ 상무는 “배달과 포장만 하는 매장은 굳이 에이(A)급 대로변 1층에 자리를 잡을 필요가 없다”며 “가맹점주한테 부담되는 임대료를 크게 줄이면서 보증금을 포함해 5000∼6000만원으로도 창업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통상 테이블을 두고 접객을 하는 매장은 유동인구가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아야 하고 면적도 더 넓기 때문에 최소 투자금이 1억원 초반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절반의 비용으로 창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수요만큼 공급업체도 늘어 레드오션”

메뉴를 줄인 ‘배달 슬림형’ 매장도 잇따른다. 분식 프랜차이즈 ‘스쿨푸드’는 현재 테이블이 있는 홀 매장은 17곳인데 비해,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스쿨푸드 딜리버리’ 매장은 48곳에 이른다. 배달 매장 중 12곳이 올해 문을 열었다. 스쿨푸드는 여기에다 지난 14일 ‘배달 슬림형’ 매장까지 새로 선보여 2곳을 운영 중이다. 배달 슬림형 매장도 기존 매장보다 창업 비용이 덜 드는 데다, 스쿨푸드가 취급하는 80여개 메뉴 중 소비자가 선호하는 상위 39가지로 가짓수를 줄여 창업자의 부담을 더 줄였다는 게 특징이다.

BBQ치킨의 특화매장인 ‘BSK’(BBQ Smart Kitchen)는 최근 100호점을 오픈했다. BSK는 전송(배달) 및 포장 특화 매장으로, 지난 6월 공식 론칭 이후 6개월 만에 오픈 100호점과 계약 200건 이상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취업난이 깊어지면서 ‘소자본창업’을 희망하는 예비 청년 사업가들에게 BSK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 BBQ의 설명이다. BSK는 5000만 원대로 오픈 할 수 있으며, 월평균 5000만 원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초기 투자비용 대비 높은 수익을 보이고 있다고 BBQ는 밝혔다.

이처럼 투자 비용은 적고 수요는 큰 배달 외식 시장이지만, 창업에 뛰어들기 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성장 정체기에서 배달 전문 매장이 “가맹금 수익을 늘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어윤선 세종사이버대 유통물류학과 교수)이 됐지만, 창업자는 자칫 목돈만 날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 교수는 “현재 늘어난 배달 수요만큼 공급업체도 급증해 ‘레드오션’인 상황”이라며 “기존 창업자들의 3대 주요 비용(임대료, 원가, 인건비)에 더해 배달 수수료가 새로운 주요 비용으로 떠올랐기 때문에 관련 비용도 면밀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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