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5조 이베이코리아 매각 공식화...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빅3' 관심?
[기획] 5조 이베이코리아 매각 공식화...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빅3' 관심?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1.01.21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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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켓과 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이 본격 추진된다. 연매출 1조원이 넘고 몸값이 최대 5조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가 매각되면 국내 온라인쇼핑업계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네이버쇼핑과 쿠팡 등 강력한 경쟁자에 고전하고 있는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빅3’와 풍부한 유동성을 무기로 투자처를 찾는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까지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이베이 본사는 19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사업에 대한 광범위한 전략적 대안을 탐색, 검토, 평가하는 절차를 개시했다”며 “주주를 위한 가치를 극대화하고 미래의 사업 성장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선택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수년 전부터 소문이 끊이지 않았던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추진을 이베이 본사가 사실상 공식화한 것이다. 2000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베이코리아는 현재 G마켓, 옥션, G9를 운영하고 있다. G마켓과 옥션을 합치면 오픈마켓 업체 중 국내 최대로 꼽힌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2019년 매출은 1조954억원, 영업이익은 615억원이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 업체 중 유일하게 15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통계청이 집계한 2019년 온라인쇼핑 거래액 중 이베이코리아의 비중은 14%에 이른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은 2010년 20%로 정점을 찍은 뒤 2019년 5.7%까지 떨어졌다.

경쟁사들이 물류센터를 설립하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출혈 경쟁까지 벌이는 동안 이베이코리아는 수익성에 치중했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이베이는 더 이상의 경쟁을 감수하기보다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 분석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는 2019년까지 쿠팡, 11번가, 위메프, SSG닷컴 등을 제치고 국내 온라인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2020년에는 쿠팡에 1위를 내준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분석에서 빠진 네이버쇼핑도 최근 무섭게 상승하고 있다. 이들 경쟁사와 백화점 ‘빅3’ 등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단번에 이커머스 업계 선두권으로 올라설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문제는 가격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5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지만 선뜻 지갑을 열기 부담스러운 액수다. 네이버쇼핑이라는 초강력 쇼핑 플랫폼과 배송에 특화된 쿠팡, 특가에 강점을 지닌 티몬 등 강력한 경쟁자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를 통해 제3의 길을 제시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이베이코리아의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는 평가도 약점이다. 이베이코리아는 2017년부터 영업이익은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 2017년 영업익 623억원에서 2019년 615억 원으로 줄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수가 성사된다면 이커머스 업계에서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겠지만 가격이 문제”라며 “5조원 정도를 감당할 여력이 있으면서 인수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만한 기업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베이코리아는 CEO를 교체하며 매각을 위한 본격적인 분위기 만들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8년간 이베이코리아를 이끌어 온 변광윤 사장은 퇴임하고 후임에 전항일 이베이재팬 사장이 선임됐다. 롯데백화점과 LG상사, 삼성물산 등에서 영업과 마케팅을 맡았고 2003년 이베이코리아에 입사, 2018년부터 이베이 재팬을 이끌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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