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1년](4)국내 유통산업 명암 갈렸다...온라인 '웃고' 오프라인 '울고'
[코로나 19 1년](4)국내 유통산업 명암 갈렸다...온라인 '웃고' 오프라인 '울고'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1.01.2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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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가 자동차의 새로운 비대면 판로를 열고 있다. 11번가는 지난 1년간 11번가를 통해 계약 및 출고된 자동차 수가 1800대를 기록했다. 일반 자동차 영업사원이 한달에 5대씩 1년에 60대의 차량을 판매한다고 가정했을 때, 영업사원 30명이 1년간 판매한 수준의 실적이다. 11번가는 온라인에서 편리하게 구매상담을 신청하고 각 오프라인 대리점으로 연결해 본 계약과 차량 인도를 진행하는 방식을 통해 자동차 판매의 새로운 장을 열어왔다. 11번가 관계자는 “11번가의 비대면 장점을 최대한 살린 편리한 프로세스로 고객 만족을 높이고, 내년 라이브방송을 통해 또 한번 온라인 판매 시장의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1년간 국내 유통산업 명암이 뚜렷이 갈렸다. 외출 감소로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온라인쇼핑과 배달 시장은 급성장한 반면에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부진했다. 소비 패턴 변화에 따라 점포 입지보다 플랫폼 경쟁력이 핵심 역량으로 부상했다. 유통업계 전반에 디지털 전환도 가속화됐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45조1241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8.4% 증가했다. 연간 기준 160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반면에 전통 유통업계는 고꾸라졌다. 잦은 휴점과 집객 감소를 겪은 백화점은 지난해 매출이 27조8700억원으로 6.3%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어렵게 넘은 30조원대 벽마저 다시 무너졌다. 집 근처 소형점포를 이용하는 근거리 소비 성향이 커지면서 주택가 편의점이 수혜를 입었다.

지난해 민간 소비 증가분은 사실상 온라인 채널이 독식했다. 식품 카테고리마저 코로나 영향으로 온라인 침투가 빨라졌다. 지난해 상반기 온라인 식품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대비 56.5% 증가한 19조원으로 집계됐다. 하반기에도 50% 넘는 성장세가 예상된다. 온라인 장보기 활성화에 따라 쿠팡과 SSG닷컴 등이 직접 수혜를 입었다.

고강도 거리두기는 배달 산업 성장 촉매가 됐다. 지난해 국내 배달 건수가 4억건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된다. 유통 대기업도 달라진 고객 소구점에 맞춰 배달 시장에 뛰어들었다. 백화점은 식품관 즉석조리 식품을 인근 가구에 배달하는 서비스를 선보였고, 스타트업과 손잡고 근거리 생필품 배송에도 뛰어들었다.

매장 활용도도 달라졌다. 롯데마트는 기존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전환했다. 상품 피킹과 패킹 등 자동화 설비를 갖춘 스마트스토어와 다크 스토어를 통해 온라인 주문 처리량을 대폭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매장에서 온라인으로,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바뀌어 가던 유통 판도가 코로나19 재난을 만나 가속이 붙었다”면서 “주류 소비채널이 e커머스로 넘어가는 시점이 5년가량 앞당겨진 셈”이라고 말했다.

집콕족이 늘면서 홈쇼핑 식품 매출이 급성장했다.

CJ ENM 커머스부문 T커머스 채널 CJ오쇼핑플러스는 지난해 판매된 일반식품 주문 금액이 전년 대비 약 8배 늘었다.

총 주문 건수는 100만 개를 육박한다. 코로나 집콕시대로 집밥 수요가 급증한 사회적 배경과 셀럽·오프라인 맛집 중심의 식품 포트폴리오를 선보인 상품 기획력 시너지가 맞물린 결과다. 실제로 CJ오쇼핑플러스에서만 작년 한해 총 73개 브랜드 151개 상품을 운영했고, 이중 신상품 론칭은 2019년 대비 약 4배 늘어난 96개에 달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며 주문과 결제가 편리한 T커머스를 통해 일반식품 구매 빈도가 높아진 영향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가공식품 소비자 태도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몰, TV홈쇼핑 등 '통신판매'를 통해 가공식품을 구매한 비율이 2019년 4.0%에서 지난해 11.4%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일반식품의 T커머스 채널 성장은 TV라이브 채널 ‘CJ오쇼핑’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TV홈쇼핑에 비해 수수료와 상품 물량 등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T커머스가 일종의 신제품 테스트베드 역할을 톡톡히 했다. CJ오쇼핑플러스에서 좋은 성과를 기록한 상품이 TV라이브 방송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하는 등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것. 지난해 7월 CJ오쇼핑플러스에서 론칭한 '최현석 셰프 안심스테이크'는 목표 대비 90%를 초과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후 11월 CJ오쇼핑 론칭 방송에서도 약 3000개 이상 판매되며 인기를 끌었다.

올해도 일반식품 카테고리가 강화될 전망이다. 민족 최대 명절 설을 약 3주 앞두고 CJ오쇼핑에서는 축육 상품을 중심으로 방송 운영을 확대한다.

CJ ENM 커머스부문 리빙상품담당 임정현 사업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집밥 트렌드와 비대면으로 식품을 구매하는 소비 패턴 변화가 맞물리며 지난해 일반식품 카테고리 실적이 좋았다”며 “올해도 홈쇼핑 업계에서만 볼 수 있는 합리적인 구성과 가격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프리미엄 상품을 늘려가며 신규 고객을 유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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