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TV홈쇼핑 제 색깔 낸다...라이브커머스, IT 회사로 변신중
[기획] TV홈쇼핑 제 색깔 낸다...라이브커머스, IT 회사로 변신중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1.01.28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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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홈쇼핑이 제 색깔을 내고 있다.
방송 인프라를 갖춘 홈쇼핑을 기반으로 라이브커머스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는가 하면 데이터에 기반한 쇼핑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기존 유통 강자들과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이 뛰어들면서 홈쇼핑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홈쇼핑은 라이브커머스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GS샵은 IT회사로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홈쇼핑 ‘라방’ 대박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라이브커머스 사업 매출이 285억원으로 1년 전(50억원)보다 다섯 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연간 누적 시청자 수도 약 2500만 명으로 전년(400만 명)의 다섯 배 수준으로 늘었다. 방송 1회당 매출과 시청자 수는 각각 전년의 두 배로 뛰었다.

현대홈쇼핑은 2018년 11월부터 온라인몰 현대H몰에서 라이브커머스 코너 ‘쇼핑라이브’를 운영해왔다. 국내에서 생소한 개념이었지만 생방송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홈쇼핑과 같은 방식이면서도 모바일로 이뤄지는 만큼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사태로 라이브커머스가 주목받자 사업을 확 키웠다. 방송 횟수를 주당 12회에서 26회로 늘렸다. 라이브커머스 전문 쇼호스트를 길러내고 TV홈쇼핑 채널처럼 고정 프로그램을 배치했다. 그러자 TV홈쇼핑의 주 소비층이자 구매력이 있는 4050대가 눈을 돌렸다. 현대홈쇼핑의 지난해 라이브커머스 전체 매출에서 4050대 비중은 39.1%로 전년(28.2%)보다 약 11%포인트 커졌다.

현대홈쇼핑은 라이브커머스를 TV홈쇼핑과 온라인몰, T커머스에 이어 ‘제4의 채널’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작년의 네 배 수준인 1000억원이다. 상반기에만 라이브커머스 인력 10여 명과 전문 쇼호스트 7명을 추가로 영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120억원을 투자한 멀티채널네트워크(MCN) ‘디밀’과는 다음달 마케팅을 시작한다.

홍성일 현대홈쇼핑 H몰사업부장(상무)은 “앞으로 '쇼핑라이브'를 기존 TV홈쇼핑, 현대H몰(온라인몰), 현대홈쇼핑플러스샵(T커머스)에 버금가는 '제4의 채널'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라이브 커머스 전용 상품, 맞춤형 콘텐츠 등도 지속적으로 발굴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IT 회사로 변신한 GS홈쇼핑

GS샵의 변신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유통업체를 통틀어 디지털 전환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1000여 명 직원 중 약 20%가 정보기술(IT) 엔지니어일 정도다.

GS홈쇼핑(법인명)의 사명은 GS샵이다. 2009년부터 바꾼 사명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유가 있다. TV에 국한됐던 유통 채널을 온라인 전반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GS샵의 신사업전략그룹을 이끌고 있는 박영훈 부사장은 “20여 년 전 TV홈쇼핑은 유통업계의 벤처나 다름없었다”며 “최근 GS샵이 진행 중인 디지털 전환은 TV홈쇼핑이 처음 나왔을 때만큼의 격변”이라고 설명했다.

GS샵이 겨냥하고 있는 최종 목적지는 ‘초(超)개인화’다. GS샵 관계자는 “개별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인공지능(AI)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해 최대한 알아내 우리가 갖고 있는 상품과 콘텐츠와 교집합을 만들어 보겠다”며 “추천 엔진을 어떻게 구현할지 등을 계속 탐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데이터 동맹’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미 현대자동차 등 5~6곳과 보유 데이터를 교환하고 있다. 현대차가 보유한 차량 소유주와 관련한 위치 기반 정보가 쇼핑 데이터와 결합되면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샵의 디지털 전환은 2016년부터 본격화했다. IT 인프라부터 싹 바꿨다. 그룹 계열 IT서비스 회사에 외주를 주던 관행을 끊었다. 대신에 자체 인력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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