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설 앞두고 전통시장·소상공인 체감경기 '최악'
[기획] 설 앞두고 전통시장·소상공인 체감경기 '최악'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1.02.01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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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아서는 명절 대목도 의미가 없어요.”

1일 서울 성북구 한 전통시장의 야채·과일가게에서 시들어가는 쪽파를 다듬던 상인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인근의 떡집 상인도 “오는 설에는 가족들이 모이지 못하니 지난해 추석보다 매출이 더 떨어질까 걱정된다”고 말을 보탰다.

그는 “매출은 커녕 빚만 쌓여가는데 임대료와 인건비는 매달 지출해야 하니 생계유지가 힘든 지경까지 왔다”고 토로했다.

소상공인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서울 강서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37)씨는 “매장 안에서 음료를 마실 수 있게 바뀐 지 며칠이 지났는데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많은지 보다시피 매장에 손님이 없다”고 토로했다. 편정수 서울상인연합회장은 통화에서 “설 특수가 없어진 것은 물론이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움을 준다고 하지만 한계가 있다”며 “전통시장 상점가에는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소상공인들이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시행 1년을 맞는 사회적거리두기로 오프라인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북적거리던 상권들도 무너져가고 있다. 그동안 대출금 등으로 버텨온 소상공인들의 체력은 이제 밑바닥까지 드러났다.

이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체감경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1월 소상공인 경기체감지수(BSI)는 35.8로 전월 대비 15.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 1차 유행인 지난해 3월(29.7) 이후 10개월 만의 최저치다. BSI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호전됐다고 보는 사람이 많고 100 미만이면 악화했다고 보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조사는 지난달 18∼22일 전국 17개 시·도 소상공인 2400명과 전통시장 상인 13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소상공인 BSI는 2차 유행기인 지난해 9월 54.9로 떨어졌다가 11월 79.9까지 회복했지만 12월 51.6으로 급락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업종별로는 수리업이 31.1로 전월 대비 28.3포인트 떨어졌고 부동산업(-22.3포인트), 전문기술사업(-20.6포인트) 등의 낙폭이 컸다. 지역별 BSI는 세종시가 18.6으로 가장 큰 폭인 47.7포인트 하락했으며 강원(-26.9포인트), 전북(-19.3포인트). 충남(-18.9포인트) 등 모든 지역에서 떨어졌다.

지난달 전통시장 BSI는 33.5로 전월 대비 11.3포인트 하락했다. 소상공인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3월(28.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업종별로는 수산물(-16.8포인트), 가정용품(-16.0포인트), 기타소매업·근린 생활 서비스(-15.3포인트), 가공식품(-12.9포인트), 축산물(-12.2포인트) 등의 순으로 하락 폭이 컸다. 지역별로는 제주(-22.3포인트), 광주(-20.6포인트), 세종(-17.4포인트) 등의 순으로 모든 지역에서 하락했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종사자 모두 체감경기가 악화한 이유로 코로나19 장기화를 첫 손에 꼽았다. 코로나19로 인해 거리에 사람들이 줄어든 것, 사회적 거리두기·집합금지 행정명령 등이 원인으로 제시됐다. 소진공 관계자는 “1월 소상공인 체감경기는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및 집합금지 등의 조치 등에 따라 전월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만 2월에는 코로나19 백신 등의 이슈가 잇따르는 만큼 지속적인 지원책과 더불어 시장경기 부양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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