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30세대 명품 '큰손' 부상…백화점 명품 매출 절반
[기획] 2030세대 명품 '큰손' 부상…백화점 명품 매출 절반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1.03.07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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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모(32)씨는 지난해 찾은 1년 만기 여행적금으로 최근 명품백을 샀다. 코로나19 탓에 계획했던 여행을 가지 못했고, 다시 여행을 갈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학생 박모(25)씨도 지난해 주식과 코인으로 재미를 본 덕에 소지품을 하나둘씩 명품으로 바꿔 나가고 있다. 박씨는 “(돈을) 쉽게 벌어서 그런지 평소 사고싶은 명품에 자꾸 손이 간다”고 말했다.

이처럼 2030세대가 백화점 명품 소비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명품 매출에서 20대와 30대 구매 비중이 각각 10.9%와 39.8%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 사이에서 명품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20·30대 매출 비중이 50.7%로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2018년과 2019년에는 20·30대 비중이 모두 49.3%였다.

롯데백화점에서도 2030세대의 명품 매출 비중이 2018년 38.1%, 2019년 41%, 지난해 46%로 매년 늘어났다. 갤러리아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2030세대의 명품 구매가 전년 대비 33% 증가하며 처음으로 전체 명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특히 20대의 명품 구매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명품 매출 증가율을 고객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37.7%로 30대(28.1%)와 40대(24.3%)를 제쳤다. 2019년에는 20대가 28.8%로, 전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명품의 주 소비층이 3040세대에서 2030세대로 내려갔다”고 말하기도 했다.

백화점들은 이에 따라 2030세대 유치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업계 처음으로 지난달 2030세대 전용 VIP 멤버십 제도인 ‘클럽 YP’를 선보인 데 이어 오는 8월쯤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에 클럽 YP 회원 전용 라운지를 열 계획이다. 기존의 VIP 회원용 라운지보다는 좀 더 젊은 층을 겨냥한 디자인으로 공간을 꾸미고, 이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행사를 개최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은 명동 본점 리모델링을 하면서 MZ세대가 선호하는 컨템퍼러리 브랜드에 특화된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다음달 ‘하이주얼리·워치존’에 있는 명품 시계 브랜드의 일부 매장을 남성 의류매장 층으로 옮길 예정이다.

한편 갤러리아백화점은 명품관에서 오는 14일까지 스위스 명품 시계브랜드 ‘예거 르쿨트르’의 마스터피스 전시를 진행한다.

이번 예거 르쿨트르 하이피스 전시에는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투르비옹 셀레스트 △리베르소 트리뷰트 자이로 투르비옹 △마스터 울트라 씬 미닛 리피터 플라잉 투르비옹 등 총 15억원 상당의 3가지 상품을 국내 단독으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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