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네이버, 신세계와 4조원대 이베이코리아 인수하나
[기획] 네이버, 신세계와 4조원대 이베이코리아 인수하나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1.05.20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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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신세계가 손잡고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네이버 등장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유통·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신세계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베이코리아 인수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가 최대주주, 네이버가 2대 주주가 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회사는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관련해 네이버와 구체적으로 논의하거나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도 “확인이 어렵다”라며 선을 그었다.

다만 앞서 지난 3월 두 회사가 2500억원 규모 지분 맞교환을 통해 온·오프라인 쇼핑 동맹을 맺은 만큼 힘을 합쳐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논의할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커머스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와 5위인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되면 미국 상장과 함께 공격적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는 쿠팡과 차이를 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17% 수준이고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 11번가(6%), 롯데온(4%), SSG닷컴(3%) 등이 뒤를 잇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세계는 네이버에 부족한 물류와 상품 구성 능력을, 네이버는 IT(정보통신) 기술 등 플랫폼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승효과를 낼 수 있다.

네이버와 신세계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면 향후 진행될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베이코리아 예비 입찰에는 SK텔레콤, 롯데쇼핑, 신세계, MBK파트너스가 참여했다.

본입찰은 이달 예정됐다가 다음달로 한 차례 연기됐지만 이마저 언제 진행될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으로 알려진 5조원과 입찰 후보자들이 원하는 가격의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이버가 신세계와 함께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진행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네이버와 신세계가 손을 잡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들면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도 연합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들 기업 역시 자금력 측면에서 네이버·신세계 연합에 뒤지지 않는다. 11번가와 이베이코리아의 오픈마켓, 홈플러스의 오프라인 매장이 결합하면 대형 온·오프라인 동맹이 되는 셈이다.

한편 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맞수인 이마트와 롯데쇼핑이 부동산을 팔아 현금화하고 있다. 두 기업이 지난해 3월부터 부동산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만 3조 원이 넘는다. 이 같은 자산 유동화는 이달 말 본입찰이 예정된 이베이코리아 등 인수합병(M&A)을 위한 ‘실탄’을 비축해두려는 취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마트는 다음 달 1일자로 이마트 가양점이 위치한 서울 강서구 일대의 토지와 건물을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6820억 원을 받고 매각한다. 향후 12개월간의 임차 운영 및 건물 신축 시에도 일부를 분양받는 재입점 조건부 거래다. 또 경기 남양주시 이마트 별내점의 주차장 부지도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에 750억 원을 받고 양도한다.

이에 앞서 이달 7일 롯데쇼핑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몰의 지분 보유 전량(15%)을 롯데물산에 8313억 원에 매각했다. 그 대신 10년간 연 493억 원의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쇼핑몰 영업을 이어간다.

두 회사는 지난해에도 대규모 유동화에 나선 바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3월 서울 강서구 마곡 부지를 8158억 원에 매각했고, 7월에는 서울 중구의 비영업용 부동산을 637억 원에 계열회사인 ㈜신세계로 넘겼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2월 롯데리츠에 롯데백화점 중동점을 비롯한 5개 오프라인 점포 토지 및 건물과 김포 물류센터 토지를 7342억 원에 양도했다.

이마트와 롯데가 지난해 3월부터 약 1년 3개월간 부동산을 팔아 마련하는 현금 자산만 3조2000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롯데쇼핑이 연내 경기 양주시 롯데마트 양주점을 포함한 8개 점포를 추가 매각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하면서 3000억 원 이상의 추가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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