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보다 비싼 배달 햄버거, 소비자들이 몰랐다는 게 문제
매장보다 비싼 배달 햄버거, 소비자들이 몰랐다는 게 문제
  • 더마켓
  • 승인 2021.05.2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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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음식 배달은 일상의 문화가 됐다. 학생들 등교 횟수가 줄고 재택 근무가 늘어남에 따라 배달 선호 메뉴 중 하나가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햄버거다. 그런 햄버거가 매장에서 먹을 때보다 더 비싸다는 사실을 아는 소비자가 얼마나 될까.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3월 8일부터 4월 23일까지 서울시 송파구 일대의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5곳의 매장 5개씩을 조사한 결과,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의 제품을 배달 주문으로 구매하면 매장에서 살 때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맘스터치를 제외한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 4개 업체의 모든 제품이 배달 주문 가격과 매장 구매 가격에 차이가 있었다. 이들 4개 업체에서 배달 주문을 할 경우 햄버거 세트는 매장 가격보다 1000~1200원 비쌌다.

4인 가구를 기준으로 햄버거 세트 메뉴를 주문하는 경우에는 배달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4000~4800원 비싼 셈이다. 단품으로도 햄버거 700~900원, 사이드 메뉴 600~700원, 음료 500~700원씩 비쌌다.

이 같은 가격 차이에 대해 일정 금액 이상 배달 주문할 경우 배달료를 별도 청구하지 않는 대신 제품 가격에 배달 서비스 관련 비용을 포함했다는 게 프랜차이즈 업체 측의 설명이다. 그렇다하더라도 제품을 여러 개 주문할수록 더 많은 금액을 부담해야한다는 점은 소비자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매장, 배달 제품의 가격 차이에 대해 소비자들이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4개 업체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살펴본 결과 버거킹과 KFC만 주문 및 결제 과정에서 제품의 배달 가격과 매장 가격이 다르다는 정보를 제공했다.

나머지 롯데리아와 맥도날드는 자사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을 통해 주문할 때도 별도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소비자들로서는 매장과 같은 가격으로 주문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소비자들이 음식 배달을 할 때 주로 사용하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쿠팡이츠에서도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앗다. 배달료 관련 정보가 전혀 없거나 ‘0원’ 또는 ‘무료’로 표시됐다.

프랜차이즈 앱 보다는 배달 플랫폼을 통해 햄버거 등 음식 주문을 하는 사례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햄버거 가격 차이를 아는 소비자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 입장에서는 매장을 찾아오는 소비자와 배달로 주문하는 소비자간 차등 대응하는 게 합리적일 수 있다. 배달 비용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소비자들에 관련 정보를 주고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데 정보 제공에 소홀한 데 대한 책임을 면키는 어렵다.

일부 업체나 배달 플랫폼이 소비자들의 주문 건수를 더 많이 받기위해 이런 가격 차이를 숨겼다면 부도덕한 상술이라고 지적받을 만하다. 이제라도 관련 프랜차이즈 업체와 배달 플랫폼은 이번에 적발된 햄버거 뿐 아니라 이와 유사한 메뉴가 있는지 파악해 소비자들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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