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판매자 모셔라" 오픈마켓 수수료인하 전쟁
[기획] "판매자 모셔라" 오픈마켓 수수료인하 전쟁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1.05.23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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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업계에서 수수료 인하 전쟁이 한창이다. 오픈마켓 방식을 도입한 주요 업체들은 인기 상품을 파는 우수 판매자를 확보하기 위해 기존 두 자릿수였던 수수료율을 0%로 낮추거나 반대로 판매액 일부를 돌려주는 파격적인 정책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국내 이커머스 최초로 시행 중인 '판매수수료 -1%' 정책을 오는 8월 말까지 연장 운영한다. 티몬에서 물건을 파는 파트너사가 판매할 상품을 추가 옵션 없는 '단품 등록' 방식으로 등록하면 매출이 생길 때마다 판매 대금의 1%를 파트너사에 돌려주는 정책이다.

일부 오픈마켓에서는 'A브랜드 B제품'이라고 제품을 소개하고 있지만, 정작 해당 판매 페이지에 들어가면 A~D까지 다양한 브랜드 제품이 있고 처음 소개한 제품을 고르면 옵션 처리가 되면서 추가 비용을 내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단품 등록이란 이렇게 하지 않고 처음 소개한 제품만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티몬 관계자는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온라인몰의 평균 실질수수료가 9%”라며 “결제수수료까지 티몬이 부담하기 때문에 -1% 수수료 정책으로 판매자들이 체감하는 혜택은 10%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몰이 판매자에게서 받는 평균 실질수수료율은 9%이며, 여기에 추가로 붙는 결제수수료율은 3%에 달한다. 티몬의 경우 단품 등록 판매자에게 오히려 수수료를 돌려주고 결제수수료도 부담하는 만큼 실제 판매자들이 체감하는 혜택은 10% 이상인 셈이다.

앞서 티몬은 마이너스 수수료 정책을 지난 4월 처음 도입했다. 이후 파트너사 반응이 좋자 5월 말로 한 차례 기한을 연장했고, 이번에는 아예 8월까지 기한을 더 늘리기로 했다.

티몬에 따르면 정책을 도입한 4월 한 달간 이뤄진 단품딜 수(단품 등록된 제품 거래 횟수)와 매출 모두 전달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오픈마켓에 등록한 파트너 숫자는 50%가량 증가해 판매자 유인 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위메프도 4월 상품 종류에 관계없이 판매자에게 최저 2.9%의 같은 수수료율을 매기는 정률 수수료 정책을 도입했다. 기존에는 남성 캐주얼 15.4%, 디지털 기기 12.8% 등 카테고리에 따라 한 자릿수부터 두 자릿수까지 수수료율이 천차만별이었는데, 이를 하나로 통일한 것이다. 위메프에 따르면 수수료 정책을 바꾼 이후 4월 21~30일 10일간 위메프에 제품을 새로 등록한 파트너사는 직전 열흘간 대비 33.2% 늘었다. 그 결과 전체 파트너사도 전년 동기 대비 22.2% 증가했다.

지난해 오픈마켓 서비스를 새로 도입한 롯데온은 오는 7월 말까지 새로 입점한 판매자에게 90일간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롯데온에서 쓸 수 있는 광고비(셀러머니) 30만원을 지원하고, 할인 쿠폰을 발급하면 할인액 절반을 롯데온이 부담하기로 했다. 매일 3개 상품을 선정해 페이지 상단에 노출하는 '타임딜'에 자신의 제품을 신청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이밖에 여행플랫폼 트랩비토즈 등도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숙박업계와의 고통 분담, 상생을 위해 예약대행 수수료를 추가 인하했다. 국회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플랫폼 대기업의 과도한 수수료로 곳곳에서 갈등이 거센 가운데 일부 기업들의 수수료 인하 행보는 시장 경쟁 회복을 위한 좋은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일부 플랫폼 기업들로 시작된 수수료 인하 움직임이 시장 경쟁 활성화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앱 통행세 논란 이후 원스토어를 대안으로 한 기업 문의가 잇따른 것도 동일한 맥락이다. 원스토어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은 35.2%로 다른 앱마켓 성장률 7.9%에 비해 약 4.5배 높았다. 작년 초만해도 10% 초반이던 원스토어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앱 통행세 논란이 확산한 하반기 들어 본격적으로 급등, 20%에 육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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