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금 코인 골드바…편의점서 金 잘 팔린다
[기획] 금 코인 골드바…편의점서 金 잘 팔린다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1.05.2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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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비트코인의 시세가 크게 무너지면서 금값이 연초 이후 4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날 오전 8시15분 기준 싱가포르거래소에서 거래된 금값은 온스당 1883.89달러를 기록했다. 금값은 지난주 1890.13달러를 기록하는 등 4개월래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상승세를 탄 금값은 지난 3월 저점(1680달러) 대비 두자릿수 상승하며, 온스당 1900달러를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일까. 편의점에서 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주요 편의점들이 가정의 달을 맞아 선물용으로 순금으로 만든 카네이션과 골드바 등을 내놓았는데, 선물 수요뿐 아니라 금 가치에 주목한 투자 수요까지 몰리면서 한 달 새 업체 한 곳당 수억 원어치 금 제품이 거래된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GS25가 가정의 달을 기념해 이달 초부터 판매한 카네이션 금코인 등 금 제품 13종은 이날까지 총 200여 개가 팔렸다. 코인 표면에 카네이션 모양을 세공한 카네이션 금코인은 10돈, 5돈, 3돈짜리로 선보였는데 가격이 각각 304만4000원, 152만8000원, 92만9000원에 달한다. 금액으로는 약 3억8000만원에 달하는 규모다. GS25 관계자는 “올해는 작년보다 매출이 8배 넘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24가 올해 가정의 달 선물로 내놓은 순금 카네이션과 순금 골프공, 골드바도 불티나게 팔렸다. 이마트24는 지난 4월 26일 당일 금거래소 시세 대비 최대 1만6000원 저렴한 가격에 금 제품을 판매했다. 그 결과 1·2돈짜리 금으로 만든 순금 카네이션은 총 261개, 5돈짜리 골프공은 5개가 팔리는 등 총 1000돈이 팔려나갔다. 금액으로 따지면 총 3억원 규모다.

특히 개당 276만9000원에 달하는 10돈짜리 소 문양 골드바는 161개나 판매됐다. 골드바를 포함한 순금 제품은 카드 결제가 안 되고, 이마트24 매장에 직접 와서 현금으로 구입해야 했다. 그럼에도 금을 사기 위해 많은 이들이 현금 수백만 원을 가지고 편의점에 모여든 것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14일까지 한국금거래소와 손잡고 순금 카네이션 배지 1돈으로 구성된 골드 카네이션과 5돈·10돈짜리 골드바를 예약판매해 총 120세트, 금액으로는 2억6000만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세븐일레븐은 한국금거래소와 함께 순금 카네이션 배지 1돈으로 구성된 골드 카네이션과 골드바(5돈·10돈)를 예약 판매 중이다.

이처럼 편의점에서 금 제품이 잘 팔리는 것은 최근 투자상품으로 금이 각광받는 현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등이 경기 부양을 위해 막대한 돈을 풀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자산가들 사이에서 실물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가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편의점들이 선보인 금 제품은 최근 시세 변동과 상관없이 고정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실제 주요 업체들은 한국금거래소와 협의해 판매 시작 당일 시세를 기준으로 판매 기간 내내 같은 가격을 유지했다. 최근 시세를 감안하면 편의점이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셈이다.

업계에서는 편의점이 고가 제품도 믿고 살 수 있는 만물상으로 진화한 결과로 해석한다. 실제 편의점 CU가 올해 업계 최초로 내놓은 1000만원대 이동형 주택은 지금까지 3채가 팔렸다.

금값은 이달 들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1950달러를 웃돌았지만 약세로 돌아서 지난달까지 1700달러선을 횡보했다. 하지만 지난 6일 18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이달 들어서만 4% 넘게 올랐다.

금값 상승세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시장에 전해지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생산자물가지수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많이 올랐고 5월 지표가 더 높게 나올 수 있다는 시각도 있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FOMC 의사록에서도 이러한 우려를 엿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금’이라 불리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커진 영향도 있다. 일각에선 인플레이션으로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 비트코인으로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 여겼지만 비트코인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업계 큰손들은 금 투자 수요를 늘리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고객에게 보내는 투자노트에서 “비트코인 자금 흐름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며 “기관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포지션을 줄이고 있으며 급격한 하락을 벗어나 전통적인 금에서 안정성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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