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신세계-네이버' 연합군, 이베이코리아 인수 사실상 확정
[기획] '신세계-네이버' 연합군, 이베이코리아 인수 사실상 확정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1.06.16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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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가 네이버와 손잡고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사실상 확정했다. G마켓과 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신세계그룹의 품으로 가게 되면서 국내 온라인 쇼핑의 판도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향후 국내 e커머스 업계는 네이버·신세계·쿠팡 3강 구도로 재편되고, 네이버·신세계 연합과 쿠팡이 경쟁하는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투자은행(IB)·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베이 본사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신세계그룹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사실상 확정했다.

지난 7일 마감된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에는 지난 3월 예비입찰 때 이름을 올렸던 업체 가운데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참여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홈플러스의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SK텔레콤 등은 불참했다.

다만 최종 통보까지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마트 측은 “이베이코리아 매각 절차는 현재 진행 중”이라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에 관한 통보를 받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통업계에서는 본입찰에서 경쟁한 롯데쇼핑이 패배를 인정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더 많은 인수가를 제시한 이마트-네이버 연합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자로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검토 결과 당초 기대보다 회사와의 시너지가 크지 않고 인수 이후 추가 투자와 시장 경쟁 비용도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보수적인 관점에서 인수 금액을 산정했다”며 “아쉽지만 이커머스 시장에서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차별화한 가치창출 방안을 계속해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네이버는 4조원대 중반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 본사가 이베이코리아 지분 20%를 남기고 나머지 80%를 3조5000억원에 인수하는 조건, 지분 100%를 인수하되 네이버가 20%를 갖는 조건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이커머스 시장 거래액과 점유율 기준으로 쿠팡을 넘어서게 된다. G마켓과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거래액 기준 네이버(27조원)와 쿠팡(22조원)에 이어 20조원으로 3위인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점유율은 네이버 17%, 쿠팡 13%, 이베이코리아 12% 수준이다. 신세계(SSG닷컴)는 거래액 4조원 수준으로 이베이코리아와 합치면 24조원으로 2위 업체가 된다.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올해 3월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며 전방위적 협력 강화 방침을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M&A 시장에서 손을 잡았다.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마무리되면 유통업 전체 판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에서 주도권을 갖고 있던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은 코로나19 이후 치고 올라온 이커머스 업체들에 위기를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월 국내 유통 업태별 매출 구성비는 오프라인이 58%, 온라인이 42%였지만 올해 4월 오프라인이 52%, 온라인이 48%로 바짝 좁혀졌다. 유통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온라인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한편 롯데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더욱 힘겹게 됐다. 유통업계 최대 라이벌인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가져가면 롯데는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5% 남짓한 군소 업체로 전락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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