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대형마트 "맛없으면 100% 환불"… '이커머스 공룡' 겨냥해 반격
[기획] 대형마트 "맛없으면 100% 환불"… '이커머스 공룡' 겨냥해 반격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1.06.30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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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신선식품의 품질 경쟁력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신선식품이 맛이 없으면 무조건 환불해 주는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한 이커머스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인 ‘신선함’과 ‘맛’으로 고객들의 선택을 받으려는 전략이다.

30일 롯데마트는 과일, 채소를 구매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100% 맛보장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물건을 구매한 고객이 맛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무조건 교환과 환불을 해주는 일종의 품질 보장 제도다. 교환 및 환불을 원하는 고객은 구매 후 7일 이내에 영수증을 갖고 각 롯데마트 지점의 ‘도와드리겠습니다’ 코너를 방문하면 된다. 롯데마트 측은 이번 맛보장 제도를 도입한 이유를 “오프라인 매장이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부분이 제품의 신선함과 맛이라고 판단했다”며 “제품의 품질을 앞세워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신선 AS’ 제도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신선 AS는 2018년 3월 홈플러스가 업계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 제도다. 신선식품 전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제품 3000종에 대해 이유를 묻지 않고 환불 또는 교환해 주는 제도다. 구입 후 7일 이내에 영수증과 결제 카드 등을 매장에 갖고 가면 이용할 수 있다. 교환 및 환불 가격의 범위는 1회당 10만 원, 월 10회까지다.

홈플러스가 ‘신선식품 A/S’를 자처하고 나선 배경에는 지속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쇼핑 업계에 신선식품 경쟁력만은 뺏기지 않겠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자체 조사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의 절반 이상인 53.6%는 신선식품을 대형마트에서 산다. 대형마트 온라인몰까지 포함하면 62.5%로 커진다. 또 83.5%의 소비자가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신선식품을 구매한다. 그만큼 대형마트에 중요한 시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신선 AS 제도를 시행한 후 바이어들이 품질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게 돼 반품하는 소비자들이 예상보다 많지 않다”고 전했다.

이마트도 지난해 4월부터 자체 가정간편식(HMR) 브랜드인 피코크 전 제품에 대해 맛이 없을 경우 30일 이내 환불해 주는 ‘피코크 100% 맛 보장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마트가 ‘피코크 100% 맛 보장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피코크 품질과 맛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고객 만족을 극대화해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번 제도의 도입이 가능했던 건 ‘피코크 비밀연구소’를 통한 맛과 품질에 대한 까다로운 검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 담당은 “‘피코크 100% 맛 보장제도’ 도입을 통해 피코크가 지닌 ‘맛있고 품질 좋은’ 브랜드 이미지가 더욱 공고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오프라인 대형마트들은 이커머스 업체와의 경쟁에서 신선식품의 품질을 내세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급성장한 이커머스 업체들이 빠른 배송 속도를 내세우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신선식품의 경우 다른 제품군에 비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려는 사람들이 아직까지 많기 때문이다.

무조건 환불을 해주면 하자가 없는데도 반품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지만 업계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신선 AS 도입 이후 월평균 반품률은 0.01%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신선 AS 제도를 시행한 후 바이어들이 품질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게 돼 반품하는 소비자들이 예상보다 많지 않다”고 전했다. 이마트도 지난해 4월부터 자체 가정간편식(HMR) 브랜드인 피코크 전 제품에 대해 맛이 없을 경우 30일 이내 환불해 주는 ‘피코크 100% 맛 보장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직접 눈으로 보고 신선한 제품을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 같은 강점을 살리기 위해 오프라인 유통가만이 할 수 있는 차별화된 마케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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