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직격탄 맞은 골목상권..."더 이상 버텨낼 여력이 없네요"
[기획] 직격탄 맞은 골목상권..."더 이상 버텨낼 여력이 없네요"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1.07.12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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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손님) 한 테이블 받았어요.”

인천 미추홀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업주 A(50)씨는 수도권 지역에 4단계 거리두기가 첫 시행된 12일 한숨을 깊게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우리 같은 고깃집은 밤 예약 손님이 많은데 모두 취소됐다”며 “앞으로 2주간 어떻게 버텨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지역의 식당가와 카페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여의도에서 47㎡(약15평) 크기의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B(62)씨는 “여의도에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다는 얘기가 돌면서 이 일대 회사들이 전부 재택근무에 들어간 것 같다”면서 “어젯밤부터 길거리에 사람이 없어 유령도시 같은 느낌마저 든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방역 둑이 더 뚫리기 전에 정부 수칙을 잘 지켜서 짧고 굵게 끝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소상공인이 막다른 골목에 내몰리고 있다.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1년 이상 지속되면서 골목상권의 매출과 이익, 고용인원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수도권 지역의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하면서 ‘문 닫기 일보 직전’이라는 상인들의 하소연이 절절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2021년 상반기 골목상권 현황 및 하반기 전망 조사’에 따르면 골목상권 자영업자의 78.5%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금액은 평균 21.8% 준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옷가게·화장품가게·꽃가게(25.8%), 식당·카페 등 음식점(25.2%), 노래방·세탁소 등 기타업종(24.9%), 미용실·피부관리소(24.5%), 슈퍼마켓·편의점·정육점 등 식료소매점(19.9%) 순으로 매출액 감소 폭이 컸다.

매출 감소 이유로는 가장 많은 58.2%가 ‘코로나19 지속으로 골목상권 경기 악화’를 꼽았다. 이어 ‘동일 업종 간 경쟁 심화’(16.2%), ‘경쟁 상권 활성화로 해당 상권 침체’(15.7%) 등의 답변도 나왔다.

골목상권 자영업자의 73.5%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도 작년 상반기 대비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순이익은 매출에서 원재료비, 인건비, 임차료 등의 영업비용을 제한 것으로, 평균 17.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 감소 이유로는 ‘매출 감소’(56.6%)와 ‘원재료비 상승’(13.6%), ‘인건비 상승’(13.0%), ‘공과금 상승’(7.2%) 등이 지목됐다.

경기 악화는 골목상권 일자리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응답 자영업자 62.9%는 고용인원 변동이 없었다고 말했지만, 33.6%는 작년 상반기 대비 감소했다고 답했다.

자영업자들은 골목상권 경기 활성화를 위해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및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35.2%), ‘최저임금 인상 자제 등 인건비 부담 완화’(23.7%), ‘전기·수도요금 등 공공요금 부담 완화’(16.5%)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자영업자 손실보상제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응답 비율도 42.8%나 됐다.

한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면서 백화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10∼11일 매출은 직전 주 같은 기간보다 6.4% 줄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매출 역시 16.1%, 1.3% 각각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1000명을 넘으며 ‘4차 대유행’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방문객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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