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더워서 못 살겠다"…이른 폭염에 에어컨 판매 188% '껑충'
[기획] "더워서 못 살겠다"…이른 폭염에 에어컨 판매 188% '껑충'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1.07.15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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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장마가 예상보다 빨리 끝나고,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면서 최근 부진했던 에어컨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대형 가전 유통점에는 에어컨 설치까지 대기 시간이 점차 길어지고, 서비스센터에는 에어컨 고장 접수가 줄을 잇고 있다. 업계는 거리두기 4단계 상향에 따른 재택근무·집콕 수요 증가까지 겹치면서 올여름 에어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가전업계와 가전 유통점 등에 따르면 최근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면서 지난 주말부터 에어컨 판매 문의가 크게 늘었다. 올해 5∼6월은 크게 덥지 않은 날씨, 7월 초에는 늦장마가 예보되면서 최근까지 에어컨은 판매 실적이 예년보다 부진했다. 그런데 장마가 북상하지 못한 채 소멸하고, 금주들어 30도가 넘는 무더위에 열대야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최근들어 에어컨 구매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6월에 이른 더위가 시작되며 에어컨 판매에 불이 붙었다가 7월 이후 한 달 넘게 이어진 긴 장마로 판매량이 뚝 떨어졌던 것과 정반대 현상이다. 특히 올해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 2018년 수준의 더위와 열돔현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예보되면서 가전업계에는 당시의 에어컨 특수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까지 나오고 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에어컨 판매량이 역대 최대 수준인 250만대(업계 추정)에 달했다.

현재 가전업계는 늘어나는 에어컨 수요에 대비해 생산시설 풀가동 체제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7월 들어 에어컨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한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짧은 장마와 이른 한여름 무더위로 에어컨 구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더위가 이제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여 판매량도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5∼6월 부진했던 에어컨 판매가 지난 주말부터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7월 들어 13일까지 판매된 에어컨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0% 늘었다. 이에 따라 현재 대형 유통점과 가전회사 대리점에는 에어컨 구매부터 설치까지 5일에서 최대 일주일까지 대기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다음주에도 무더위가 지속된다면 설치 대기 기간은 2주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코로나 델타 변이 확산으로 금주부터 서울의 거리두기가 최대 4단계로 상향되고, 재택근무가 확대된 것도 에어컨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무더위를 견디기 위해 방마다 에어컨을 설치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소형 벽걸이 에어컨과 창문형 에어컨이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김태영 가전팀장은 "다음주부터 역대급 폭염이 올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에 따라 에어컨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에어컨이 필요한 경우 서둘러 구매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른 무더위에 가전 서비스센터도 최근 에어컨 고장 수리 요청이 급증했다. 삼성전자서비스에 따르면 금주 들어 에어컨 애프터서비스(A/S) 접수 물량이 전주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이는 작년 동기에 비해서도 1.8배 이상 늘어난 수치이고, 예년보다 3주 정도 빠른 현상이다.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현재 에어컨 관련 출장 서비스 소요일이 6∼7일 정도 걸리고, 날씨와 지역 상황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며 "AS의 3건 중 1건은 고장이 아니거나 간단히 조치되는 증상인 만큼 에어컨 가동 전에 먼저 제조사 홈페이지에 있는 자가 점검 요령을 따라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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