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한 팩에 9000원...돈줄 조일 때 됐다
계란 한 팩에 9000원...돈줄 조일 때 됐다
  • 더마켓
  • 승인 2021.08.0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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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 물가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오르고 있다. 가뜩이나 2년째 이어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서민 경제가 피폐해졌는데, 이젠 아예 장보기가 무서울 지경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9.7% 상승했다. 특히 계란이 4년 만에 최대 폭인 57% 급등했다. 마트에서 계란 한 팩(15개들이)에 8000~9000원 가격표를 흔히 볼 수 있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직접 “계란 값 조정을 위해 전 부처가 나서라”고 지시하는 진풍경이 벌어졌을까.

심각한 문제는 서민들의 일상 먹을거리 대부분이 올랐다는 점이다. 시금치 4㎏ 도매가 평균이 4만2980원으로 1년 전(2만5712원)보다 67.2%나 올랐고, 수박 한 통의 소매가 평균은 2만4458원으로 평년 가격(1만8182원)보다 34.5% 비싸다. 육계 소매가는 ㎏당 5991원으로 2년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채소·과일의 생장이 나빠지고 가축 폐사가 속출하고 있는데 수요는 많으니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는 것이다. 서민들 사이에서 “너무 비싸서 사먹을 엄두도 못 내겠다” “장 보기가 겁난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대표적 서민 식품인 라면의 가격 인상도 시작됐다. 오뚜기가 1일부터 진라면 등 라면 전 제품의 가격을 평균 11.9% 올린 데 이어, 농심이 오는 16일부터 신라면 등의 가격을 평균 6.8% 인상키로 했다. 업체들은 팜유와 밀가루 등 원재료 가격이 급등한 데다 인건비와 물류비도 올라 라면값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사람들이 외식을 줄이면서 라면 매출과 수익이 크게 늘었음에도 업체들이 원재료값 상승을 핑계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생활 물가가 치솟는 것을 방치하면 내수가 회복되기 어렵다. 정부는 쓸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해 생활 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

이제는 금리 인상을 더 이상 늦추지 말고 실행할 때가 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도 “이르면 올해 10월부터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을 시작할 수 있다”며 긴축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결정을 기다리지 말고 한국이 선제적으로 돈줄을 조일 필요가 있다. 재난지원금도 소상공인과 저소득층 등 실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층에 선별 지원해야 한다. 굳이 긴급재난지원금을 주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에게까지 수십조원을 들여 1인당 수십만원씩을 나눠주는 것은 경기회복에 별 도움이 안 되고, 물가 상승만 부추길 뿐이다. 물가 급등에 대한 대비를 실기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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