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살짝 민망했는데"…꽉 끼는 '레깅스' 대신 '조거핏' 대세
[기획] "살짝 민망했는데"…꽉 끼는 '레깅스' 대신 '조거핏' 대세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1.08.11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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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지 않는 레깅스의 탄생, 조거핏 레깅스"

'국민 패션'으로 떠오른 레깅스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번에는 레깅스 원단에 넉넉한 트레이닝 바지를 접목시킨 '조거핏 레깅스'가 인기다. 신축성이 뛰어난 레깅스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몸매가 드러나는 단점을 보완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 넉넉한 품에 신축성↑

1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토종 레깅스 브랜드 안다르는 레깅스와 조거팬츠의 장점을 결합한 에어소프트 '조거핏 레깅스'를 출시했다. 여름에 딱 붙는 레깅스가 부담스럽거나 불편했던 소비자들은 출시된지 한 달도 되지 않는 기간동안 290여개의 후기를 달며 열렬히 호응했다. 가격은 4만9000원으로 저렴한 편이 아니지만 안다르는 이번 시즌 조거핏 레깅스를 주력 제품으로 삼고 있다.

조거핏 레깅스의 모태는 조거 팬츠다. 조깅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조거(Jogger)와 바지(Pants)를 합친 이름으로, 품은 넉넉하되 발목과 허리에 밴드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운동을 할 때 입었지만, 최근에는 스트리트 패션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국산 레깅스 브랜드 점유율 1위 브랜드 젝시믹스도 지난달 '미디움페더 조거팬츠'를 선보였다. 무더운 여름에 시원하게 입을 수 있도록 젝시믹스의 여름용 상의인 아이스페더 원단을 적용했다. 

조거핏 레깅스는 쾌적함과 신축성을 모두 잡았다. 제시믹스 조거팬츠의 경우 여름 상의인 아이스페더 원단을 적용, 무더위에도 시원하게 입을 수 있도록 했다. 안다르 조거핏 레깅스도 일반 레깅스와 동일하게 최대 8사이즈(77반~88)까지 나온다.

김 화(24)씨는 "평소 레깅스를 즐겨입는데 대중교통을 타거나 사람이 많은 곳을 가면 부담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라며 "조거핏은 얇고 신축성이 있으면서도 편안해 일상복으로 제 격"이라고 말했다.

패션업계가 조거레깅스 제품을 속속 출시하는 배경엔 노출 논란이 있다. 지난해부터 레깅스가 국내에서 대중화되면서 '보기 민망한 옷'이란 평가와 '원하는 옷을 입을 자유' 사이에서 논쟁이 붙었다. 조거레깅스는 레깅스를 입고 싶지만 민망하지 않은 뒤태를 연출하는 절충형 제품이다. 특히 안다르의 조거레깅스와 젝시믹스의 조거팬츠는 모두 레깅스보다 편안하고 덜 부담스럽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면서도 일반적인 운동복 하의인 트레이닝 팬츠보다 몸에 붙는 디자인으로 패션 스타일을 연출하기 적합하다는 평가다.

◆ 레깅스 시장규모 전 세계 3위...롱런 비결은

요즘은 남성들도 조거핏을 찾는다. 뮬라맨즈가 출시한 조거 팬츠 3종은 냉감 소재의 재질과 넉넉한 사이즈로 연일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조거핏은 남성과 여성 모두 레깅스의 불편함으로 지목했던 'Y존'을 커버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2010년대 초반 국내에서 각광을 받기 시작한 레깅스가 롱런할 수 있는 이유로는 실용적인 디자인이 꼽힌다. 안다르는 2018년 'Y존'이 드러나지 않는 무봉제 레깅스를 출시해 시장을 선도했고, 젝시믹스는 오피스룩 레깅까지를 내놨다. 일명 '웍슬레저(워크+애슬레저)' 부츠컷 팬츠로 종아리 아래부터 발목까지 퍼져 다리 라인이 부각되지 않아 사무실에서도 자유롭게 착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레깅스업체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젝시믹스를 운영하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올 상반기(연결 기준) 매출은 86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2.1%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위 안다르도 지난해 매출 759억원으로 5%대 성장을 기록했다. 덕분에 2016년 6000억원대였던 국내 레깅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7200억원 가량으로 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6조7000억원)과 일본(3조원)에 이어 전세계 3위 규모다.

한편 2010년대 중반 아웃도어의 전성시대가 찾아오면서 산행 패션이 일상화된 것처럼 레깅스를 중심으로 한 '애슬레저룩(일상복으로도, 운동복으로도 입을 수 있는 의류)'의 대중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요가복, 필라테스복에서 출발한 애슬레저룩은 레깅스 원단을 기본으로 활용한 수영복, 래쉬가드 출시로 이어졌고 최근에는 골프웨어, 테니스복, 바이커쇼츠, 폴웨어(폴댄스 의상)까지 그 영역이 확장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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