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플루언서 앞세우는 홈쇼핑..."중장년층 이어 MZ세대도 잡자"
[기획] 인플루언서 앞세우는 홈쇼핑..."중장년층 이어 MZ세대도 잡자"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1.08.11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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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업계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다수의 팔로어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모바일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 50대 이상이 중심인 TV 홈쇼핑의 주된 고객층을 젊은 연령대로 확대하려는 것이다. 상품 트렌드와 함께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기존 고객과 더불어 신규 고객이 될 ‘MZ세대’를 유입한다는 전략이다.

CJ온스타일의 자체 패션 브랜드 ‘더엣지’는 가상 인플루언서 ‘루이’와 협업한 패션 콘텐츠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선보인다고 11일 밝혔다.

이 영상에서 루이는 더엣지의 가을 신상품을 입고 가수 이무진의 노래를 부른다. 더엣지는 CJ온스타일의 대표 패션 브랜드로 지난해 주문금액만 약 1700억 원에 달한다. CJ온스타일은 루이가 영상에 착용한 크롬 데님 자켓과 레터링 니트, 세미 부츠컷 데님 팬츠 등을 오는 13~14일 방송에서 처음 선보인다. CJ온스타일 앱으로 미리 주문하면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루이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7명의 얼굴 데이터를 수집한 뒤 인간의 모습에 가깝게 만든 가상 인물이다. 노래 커버와 일상 생활을 담은 자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2만 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인플루언서는 인스타그램의 라이브 방송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고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CJ온스타일의 구매 링크가 노출되도록 하는 식이다. 픽더셀의 올 상반기 주문 금액은 전년 동기보다 338% 늘었다.

롯데홈쇼핑도 올 3월부터 인플루언서 팬덤 문화를 활용한 뉴커머스인 ‘셀럽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인플루언서 팬덤 문화를 활용해 이들이 제안하는 트렌드 상품을 SNS에서 단독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셀럽 라운지’는 수시로 편성된다. 롯데홈쇼핑 쇼호스트 20여 명과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라이브 방송을 통해 고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향후 롯데홈쇼핑은 자사 모바일TV와 연동해 동시 생방송도 진행할 예정이다. 판매자별로 개성을 살린 마켓 운영으로, 국내외 유명 H&B, 패션잡화, 명품, 식품 등 최신 유행 상품을 집중 편성하고, 이들이 제안하고 직접 소싱한 제품 비중도 늘려나갈 예정이다.

이보현 롯데홈쇼핑 콘텐츠부문장은 “1인 마켓이 화제가 됨에 따라 세포마켓 형식의 새로운 플랫폼을 기획하게 됐다”며 “향후 유명 인플루언서와 연계한 이색 상품 비중도 늘려 차별화되고 선도적인 모바일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 고객이 50대 이상인 홈쇼핑 업체는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인스타그램 등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많이 쓰는 플랫폼 소비자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인플루언서의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기존에 안 쓰던 홈쇼핑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픽더셀의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어 중 18∼44세 연령대 비중은 80%를 넘는다.

인플루언서들이 연예인에 비해 옆집 언니, 오빠 같은 친근함을 준다는 점도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이유다. NS홈쇼핑도 라이브커머스 ‘N라방’에서 인플루언서와의 콜라보 방송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올 6월 인플루언서 ‘라방오락관’과 콜라보 방송을 진행한 곰탕 특집 방송은 시청자 수가 2만1300명에 이르렀다. 정유찬 NS홈쇼핑 라이브커머스본부장은 "n라방의 고객층과 제품군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상품 개발과 전략 상품의 활성화를 위해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인플루언서 입장에서는 홈쇼핑과의 협업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높일 수 있다. SNS를 활용한 1인 마켓은 소비자와 판매자 간의 거리가 가깝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기업에 비해 제품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거나 환불 및 교환에 문제를 겪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부정적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인플루언서 판매자를 일명 ‘팔이피플’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대형 유통업체를 통해 품질이 보장된다는 신뢰를 받은 인플루언서들은 이런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홈쇼핑 업체가 인플루언서를 매칭해 주는 플랫폼과 협력하기도 한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10월 뷰티전문 멀티채널네트워크(MCN·1인 미디어 창작자 기획사) 기업 ‘디퍼런트밀리언즈’에 120억 원을 투자했다. 디퍼런트밀리언즈는 400여 명 규모의 인플루언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양 사는 공동 개발한 뷰티 상품을 선보이는가 하면 디밀 소속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한 마케팅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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