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패션업계 "명품·골프웨어 선전에 모처럼 웃었다…4차 대유행에 하반기 불안"
[기획] 패션업계 "명품·골프웨어 선전에 모처럼 웃었다…4차 대유행에 하반기 불안"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1.08.23 08: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최악의 시절을 겪은 패션업계가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시적으로 완화됐고, 백신 접종이 시작되며 소비심리가 되살아났다. 명품과 골프 수요가 급증한 것도 실적 증대를 이끌었다. 하지만 낙관하긴 이르다. 지난달부터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계절적 성수기인 하반기 실적을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하반기 실적이 나빠진다면 연간 실적은 반등이 불가능해 진다.

2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주요 패션기업의 2분기 실적이 1분기에 이어 두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부진했던 지난해 상반기 기저효과가 반영된 측면도 있으나, 고가 브랜드 중심으로 소비가 증가한 영향도 크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분기 매출이 4400억원, 영업이익은 지난해 10억원에서 무려 4200%나 급증한 430억원을 기록했다. LF는 연결 기준 2분기 매출 4653억원, 영업이익 510억원을 올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출 3407억원, 한섬은 3217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0%와 18.6% 상승한 수치다.

삼성물산은 메종키츠네·아미 등 MZ세대가 선호하는 고가 브랜드가 실적을 이끌었다. 두 브랜드 모두 상반기 매출 신장률이 지난해보다 2~3배 증가했다. 한섬은 타임, 마인 등 여성 브랜드 강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해외 패션 부문 매출이 지난해보다 15.9% 늘었다.

가장 두드러지는 실적을 기록한 기업은 휠라홀딩스다. 휠라홀딩스는 2분기 매출 1조194억원, 영업이익 17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 영업이익은 245.5% 상승했다. 상반기에만 매출 2조76억원을 올리며 급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휠라홀딩스의 성장은 골프 인구 증가와 관련이 깊다. 2011년 인수한 세계 최대 골프 용품 회사인 자회사 아쿠쉬네트가 실적을 이끌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눈에 띄는 개선을 이뤘다. 2분기 영업이익은 26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매출은 18.6% 증가한 3천407억원을 거두며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2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마르지엘라, 끌로에 등 신명품 브랜드를 비롯해 고가 뷰티 화장품의 판매 호조로 성장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LF의 2분기 실적도 골프웨어 매출 증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닥스골프, 헤지스골프뿐 아니라 새롭게 론칭한 ‘닥스런던’ ‘더블 플래그’ 등이 MZ세대 골프 입문자들에게 호평 받으며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LF 관계자는 “골프웨어 수요가 급증해 실적 반등을 주도했다” 며 “코로나19를 계기로 이른바 ‘골린이(골프+어린이)’라 불리는 MZ세대가 골프 시장에 대거 유입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도 지포어와 왁 등 골프웨어 호재로 올 2분기 전년 대비 128.4% 증가한 15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 또한 2521억원으로 8.0% 늘었다.

현대백화점그룹 패션계열사 한섬도 고가 여성복 브랜드 판매가 크게 늘며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천127억원, 23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 65.9% 증가했다.

다만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하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일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넘어서는 등 패션업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FW의류는 봄여름(SS) 의류 대비 판매가가 높아 패션업체 1년 매출의 70% 이상을 책임진다” 며 “코로나 재확산으로 자칫 소비심리가 쪼그라들면 성수기인 하반기 장사를 망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패션업계는 예년보다 이르게 FW 신제품을 선보이며 상반기의 상승세를 이어가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캡슐 컬렉션’과 ‘비대면 채널 강화’를 통해 하반기를 공략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패션업계 실적이 되살아나고 있지만 지난달 시작된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하반기에도 긍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백신 접종 속도 및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 여부에 따라 하반기 실적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