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배 소매가격 작년보다 22%↑…추석 앞두고 과일·고깃값 강세
[기획] 배 소매가격 작년보다 22%↑…추석 앞두고 과일·고깃값 강세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1.09.05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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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자두, 수박 어느 하나 꼽을 것 없이 과일값이 다 올랐어요. 싼 곳을 찾아 4∼5군데 둘러봐야 해요.”

주말인 4일 서울 성북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김순희(51)씨는 최근 들어 장을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고 했다. 그는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만 계속 오르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추석을 2주가량 앞둔 이날 장바구니를 든 고객들은 추석 성수품 가격이 비싸다고 입을 모았다. 한 주부(63)는 “싼 게 없다. 싸 보이는 물건도 다 카드 행사 상품이라서 카드 없으면 몇천 원씩 더 줘야 한다” 며 “크지 않은 사과도 5개를 1만원에 내놓았다”고 말했다.

추석 명절을 약 2주 앞두고 수요가 많은 과일이나 축산물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소비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3일 배(원황) 10개 소매가격은 평균 3만1984원으로 1년 전의 2만6167원보다 22.2% 상승했다. 특히 배 10개의 최곳값은 1년 전 대비 38.7% 오른 4만4950원으로 집계됐다. 배와 함께 추석 명절 수요가 많은 사과(홍로) 10개의 소매가격은 평균 2만4857원으로 1년 전의 3만1083원보다 8.0% 하락했으나 평년(2만2874원)보다는 8.7% 상승했다.

국거리용으로 주로 쓰이는 한우 양지 1+등급 100g의 평균 소매가격은 8420원으로 1년 전의 7910원보다 6.4% 상승했다. 달걀 특란(소비쿠폰 미적용) 한판(30개) 중품 평균 소매가격은 5514원에서 6615원으로 20.0% 상승했다.

일단 과일의 경우 추석이 임박하면 점차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추석 성수기 배 출하량은 4만4000t으로 지난해보다 39.8% 늘어나겠다고 전망했다. 개화기 기상이 양호해 생산량이 늘어난데다가 모양과 상품성을 갖춘 '정형과'와 '상품과' 비율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최대 배 주산지인 전남 나주에서 배 출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가격 내림세는 보다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주배의 대표 품종은 신고다. 이에 따라 오는 7∼20일 신고배 도매가격은 가락시장 기준 지난해의 7.5㎏당 3만5100원보다 낮은 2만8000∼3만1000원 수준에서 형성되겠다고 농업관측센터는 예측했다.

사과는 추석 성수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0.4% 늘어난 4만t 내외로 추산된다. 공급이 많아지면서 홍로 도매가격은 5㎏당 3만3천∼3만5천원으로, 지난해의 4만8600원보다 1만5000원 안팎 내려갈 전망이다.

축산물 가격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한우의 경우 추석 성수기 도축 마릿수는 지난해보다 약 10%, 평년보다 7%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가정 내 소비가 이어져 가격이 내려가길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국민지원금 지급이 가격을 더 끌어올리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농업관측센터는 내다봤다. 정부는 추석 물가 안정을 위해 성수품을 예년보다 대폭 확대해 공급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추석 성수기 사과는 지난해 7000t에서 올해 1만4000t으로 두 배 늘리고, 배는 9000t에서 1만2000t으로 33.3% 늘려 공급한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데 드는 비용이 4인 기준 평균 30만원을 넘었다는 시장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추석 3주 전과 비교해 10%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곶감, 계란을 비롯한 식재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예상됐던 장바구니 부담 상승이 현실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공개한 추석 3주 전(지난달 30일~31일) 서울 25개구 88개 시장·유통업체 추석 제수용품 24종 구매 비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추석 제수용품 가격은 평균 30만369원으로 전년 27만4768원 대비 9.3%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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