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의 이유있는 '반란'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의 이유있는 '반란'
  • 더마켓
  • 승인 2021.10.05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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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매장 직원(파트너)들이 6일부터 본사에 항의하는 트럭 시위에 나선다고 한다. 스타벅스는 전 점포를 직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노조가 없고, 직원들의 처우도 프랜차이즈 커피 기업계에서는 나은 편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직원들이 단체 행동에 나서는 건 점포 인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본사의 ‘굿즈’ 행사에 대한 반발에서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커피코리아 파트너들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를 통해 트럭 시위를 열기로 결의했다. 스타벅스에 대한 요구사항을 담은 현수막 등을 트럭에 부착해 운행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데 ‘파트너 처우 개선’과 ‘과도한 마케팅 지양’ 등을 담을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벅스 직원들이 단체행동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타벅스는 소비자들 사이에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다. 몇 블록만 지나면 스타벅스 매장을 마추질 정도로 도심 곳곳에 확장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충성 고객들과 이들의 편의에 맞춤한 각종 서비스로 경쟁력을 키워온 결과다.

스타벅스에서 내놓는 굿즈 행사 때마다 매장에 길게 늘어선 줄이 스타벅스 브랜드의 인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직원들은 굿즈 행사 때마다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본사에서 알면서도 홍보 행사에만 급급하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최근 진행한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가 촉발점이 됐다.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10월1일)을 맞아 음료를 리유저블 컵에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는데 매장마다 방문객이 몰려든 것이다.

블라인드앱에 올라온 글은 “대기 시간이 기본 한 시간이 넘었고, 대기 음료만 650잔이었던 매장도 있다더라. 회사가 달랑 ‘근무 인원을 충분히 배치하기 바란다’는 안내만 한 뒤 무턱대고 일을 벌인다”고 지적했다. 글쓴이는 “출시, 출시, 이벤트, 출시, 또 이벤트. 그걸 파트너들은 다 사전에 준비하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어떻게든 다 해낸다”면서 시즌별-선착순 굿즈 이벤트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직원들을 ‘파트너’로 부를 정도로 직원친화적인 이미지를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반란’은 일시적인 불만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최근 신세계 지분 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스타벅스코리아의 기업가치는 2조7000억원에 달했다. 지난 1999년 이마트와 스타벅스 본사가 각각 100억원씩 출자해 설립한 지 21년 만에 폭풍 성장한 셈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점포는 1536개에 달한다. 코로나19로 커피전문점 등 외식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던 지난해에도 스타벅스코리아는 매출이 3.1% 늘어난 1조9284억원으로 집계됐다.

몇 년 전부터 ‘스세권(스타벅스+역세권)’이란 말이 유행했다. 스타벅스가 들어서면 사람이 몰리고, 지역상권이 활성화되는 효과가 큰 덕분이다. 새 아파트 상가건물엔 다른 점포 유치를 위해 ‘스타벅스 입점 확정’이란 플래카드가 붙기도 한다. 스타벅스라는 이름에 걸맞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그만큼 커졌다는 점을 인식해야한다.

스타벅스 직원들이 조직화돼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트럭시위는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하지만 글로벌 브랜드로 국내에서도 제1 커피 기업으로 자리잡은 스타벅스는 사회적 책임과 직원들과의 ‘상생’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로 삼아야할 것이다. 소비자들도 이제는 조직 인화나 위기 관리 대응 능력을 감안해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시대다. 내부 직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는 기업은 소비자들로부터 지속적인 사랑과 신뢰를 얻기 힘든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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