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치솟는 金겹살·金한우...식탁 덮친 물류대란
[기획] 치솟는 金겹살·金한우...식탁 덮친 물류대란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1.10.18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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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물류대란 여파로 국내 소·돼지고기 가격이 연일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며 치솟고 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여파와 공급망 붕괴로 육류 수입량이 줄고 가격은 뛰면서 국산 고깃값마저 밀어올리고 있다. 육류뿐만 아니라 치즈 분유 등 유제품과 가공식품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뛰면서 식탁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18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한우 등심 소비자가격은 ㎏당 11만796원을 기록했다. 이달 6일 사상 처음으로 11만원을 돌파(11만432원)한 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9만8811원)에 비해 12.1%,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말(9만94원)보다 23% 뛰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갈빗살 수요도 꾸준히 이어져 어느 정도 원활하게 판매됐지만 부산물은 수요부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저가 수요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지육 가격이 지난달 말보다 kg당 1000원 가량 오르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등심과 채끝, 양지는 큰폭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국산 돼지고기도 마찬가지다. 15일 기준 삼겹살 소비자가격은 ㎏당 2만6132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24.7%, 2019년 말과 비교해선 47.1% 급등했다. 삼겹살 가격이 2만5000원 선을 넘어선 것은 2011년 구제역 파동 이후 10년 만이다. 대형마트 등 소매점에서는 삼겹살에 이어 목살마저 한근(600g)에 2만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물류대란이 국내 소·돼지고기 가격을 더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육류 수출국인 미국의 인력난으로 현지 고기 가격이 오른 데다 물류대란으로 해상 운임이 급등하면서 수입량이 줄고 있다.

올해 1~8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21만7709t으로 평년(26만7915t) 대비 18.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유통사인 이마트는 선박을 통한 수입육 공급로가 막히자 항공편을 동원해 캐나다산 돈육 30t을 들여왔다. 수입육 가격도 가파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돼지고기 수입단가는 지난 4월 ㎏당 3.59달러에서 7월 4.49달러로 3개월 새 25%나 올랐다.

코로나19로 인한 집밥 트렌드와 재난지원금 지급도 국산 소·돼지고기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계당 육류 소비 지출액은 2019년 2분기 5만5199원에서 올해 2분기 7만3823원으로 33.7% 증가했다.

최근엔 5차 재난지원금 효과가 더해져 육류 소비심리가 더 커졌다.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물류난과 국제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입량 감소, 가정 내 수요 증가 등으로 육류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깃집 사장님들은 판매가격을 올려야 하는지 고심하고 있다. 자영업자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가격을 올리자니 손님 발길이 끊길 것 같아 머지않아 가격이 떨어진다면 버텨보겠다’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유통업계에선 육류 가격이 단기간 내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을 밀어올린 복합적인 요인이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소고기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성탄절과 연말이 낀 4분기 수요가 가장 높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지만 주요 소고기 수출 지역인 북미와 남미 물류 상황이 특히 좋지 않다”고 말했다. 농촌경제연구원도 소고기 가격에 대해 “높은 수요가 지속돼 당분간 현재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달걀은 정부의 소비쿠폰 등 가격 안정책에 힘입어 지난 6월 한판(30구)에 7668원(특란·중품)에서 현재는 5734원까지 떨어졌으나 이 역시 지난해 10월(5361원)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추석을 앞두고 가격이 폭등했던 시금치는 10월 현재 1㎏당 8468원으로 연초(6785원), 지난해 같은 기간(7617원)보다 각각 24.8%, 11.2% 올랐다.

다만 돼지고기 가격은 하락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세계적으로 돈육 가격은 고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은 데다 소고기에 비해 생산지가 유럽 등 다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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