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우리도 ‘라방’- 웹드라마"… 전통 패션업체들 '온라인 대공세'
[기획] "우리도 ‘라방’- 웹드라마"… 전통 패션업체들 '온라인 대공세'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1.11.01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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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전통 강자들의 온라인 콘텐츠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웹예능, 웹드라마 같은 콘텐츠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재미를 찾는 펀슈머, 그중에서도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인기를 끈 웹드라마의 경우 관련 제품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온라인몰인 SSF샵은 전문 쇼호스트, 인플루언서 등이 고객과 실시간 소통하는 라이브 방송(라방)을 진행하고 있다. SSF샵 공식 유튜브 채널 ‘세사패TV’에는 패션 정보뿐 아니라 예능 콘텐츠도 담는다.

이런 다양한 시도는 실제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SSF샵의 신규 고객 유입률은 지난달 초까지 전년 동기 대비 70% 가까이 늘었다. 누적 매출은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좋아하는 신(新)명품인 아미, 메종키츠네, 꼼데가르송 등이 매출을 견인했다.

SSF샵은 단순히 오프라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체 콘텐츠를 제작해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김동운 삼성물산 온라인부문 상무(사진)는 “세사패 덕분에 온라인몰 이용자 연령대가 20~30대로 크게 낮아지는 효과를 거뒀다”며 “오프라인 매장이 체험형 공간으로 변화했듯이 온라인몰도 방문할 만한 ‘콘텐츠’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온라인 사업에 주력해온 LF는 자사 온라인몰인 LF몰을 아예 ‘방송국’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앞세워 ‘온라인몰 전쟁’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올해 7월 자체 제작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라이브·미디어 커머스팀’을 온라인사업부 내에 따로 신설했다. PD, VJ 등 방송 관련 인력도 충원했다. LF 관계자는 “LF몰이 연매출 5500억 원대를 기록하며 LF 전체 매출의 35%가량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온라인 사업 강화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SI)도 온라인몰 SI빌리지 내에 자체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에스아이라이브’를 론칭하며 온라인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그 결과 SI빌리지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대비 66% 늘었다. 마르지엘라, 끌로에 등 MZ세대가 선호하는 신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백화점그룹 한섬이 유튜브 채널 ‘푸쳐핸썸’ 통해 내놓은 ‘바이트 씨스터즈’는 경성시대부터 이 땅에 살고 있지만 인간을 믿지 않는 뱀파이어들에 대한 얘기다. 의도치 않게 도움이 필요한 인간들을 도와주면서 점차 마음을 열어간다는 판타지 드라마다. 배우 강한나, 최유화, 김영아 등이 출연한다. 총 10부작 가운데 4부작이 나왔고, 누적 조회수는 400만뷰를 넘어섰다. 댓글에는 “웹드라마 퀄리티가 이정도까지 갈 일이냐”, “이런 웹드라마 본적이 없다. 진짜 너무 고퀄(퀄리티)” 등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유통채널도 웹예능을 찍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예능형 라이브커머스 프로그램 '유리한 거래'를 내놓았다. 10월 25일 tvN D ENT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된 '유리한 거래'는 CJ ENM의 엔터테인먼트, 커머스 두 부문이 공동으로 기획·제작했다.

배우 이유리가 본인이 출연하는 라이브커머스를 성공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약 10분짜리 영상에 담았다. 판매상품인 향 제품 브랜드 '테일러센츠'를 직접 사용하고, 고객 반응에 대한 조사까지 마친 이유리가 최종 가격협상을 위해 CJ온스타일 본사를 방문한다. 담당자와 신경전을 벌인 끝에 최고의 판매조건을 쟁취해 내는 과정을 그린 리얼리티 예능이다. 이어 10월 27일에는 이유리가 CJ온스타일의 라이브커머스 채널인 '라이브쇼'에 직접 출연해 협상 결과를 공개하고, 판매 방송을 진행하는 식이다.

대형 패션업체들의 이 같은 온라인 콘텐츠 강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오프라인 소비 위축과 무신사, 지그재그 등 온라인 기반의 신생 패션 플랫폼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전략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체들도 온라인몰을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닌 콘텐츠 플랫폼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며 “단순한 의류 판매를 넘어선 차별화된 콘텐츠에 따라 온라인 사업의 성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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