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봉' 다시 확인해준 샤넬의 가격 인상
'한국인은 봉' 다시 확인해준 샤넬의 가격 인상
  • 더마켓
  • 승인 2021.11.0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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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또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 2월과 7월, 9월에 이어 올해만 네 번째다. 샤넬 측은 제작비와 원재료가 인상 등으로 인한 정기적인 조정이라고 설명하지만 최근 인기 제품의 ‘1인 1구매’ 가이드라인까지 내놓은 터라 소비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샤넬 클래식백 스몰 사이즈의 가격은 893만원에서 1052만원으로 17.8% 인상됐다.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클래식백 미듐 사이즈는 971만원에서 1124만원, 라지 사이즈는 1049만원에서 1210만원으로 15%가량 각각 올랐다. 클래식백 라인은 지난 7월 한차례 가격이 오른 데 이어 4개월 만에 또다시 인상된 것이다. 지난 7월에도 100만원 안팎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샤넬 코리아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가격이 조정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난히 국내 제품에 대해 잦은 인상을 해온 데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샤넬은 올해 한국에서만 세차례 가격을 30% 올렸고, 지난 1월에도 소재 및 디자인 변경을 이유로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앞서 샤넬은 일부 인기 품목에 대한 1인당 구매 수량 제한에 나섰다. 샤넬의 대표적인 인기 제품인 ‘타임리스 클래식 플랩백’과 ‘코코핸들 핸드백’을 1인당 1개씩만 살 수 있도록 구매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제품을 구매해 높은 가격에 되파는 이른바 ‘리셀’이 기승을 부리면서 이를 막기 위한 결정이라는 게 샤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샤넬의 구매 제한 조치나 잇단 가격 인상도 샤넬에 대한 소비자들의 쏠림 현상을 막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달부터 명품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샤넬 가격 인상 소문이 퍼지면서 주요 매장에는 소비자가 줄을 서는 ‘샤넬 런’이 빚어졌다. 이쯤되면 샤넬 브랜드에 대한 한국 소비자 사랑이 유별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업계 안팎에서는 샤넬의 구매 제한, 가격 인상과 같은 조치가 오히려 브랜드의 희소성을 키우고 소비자들의 ‘소유 욕망’을 부추기는 효과를 낳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샤넬의 ‘희소성 마케팅’ 전략이 먹히고 있다는 얘기다. 자기에 대한 투자를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 문화도 샤넬 인기에 일조하는 게 사실이다.

‘위드 코로나’가 본격화하면서 그동안 위축된 소비 움직임도 들썩이는 분위기다. 2021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열리고 있고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대형 유통업계도 내수 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코로나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어온 중소상인들과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가격 인상에도 오히려 고객이 몰리는 샤넬의 ‘선전’이 씁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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