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패션시장 키워드는?…Y2K 패션·메타버스
내년 패션시장 키워드는?…Y2K 패션·메타버스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1.12.2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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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세기말 패션으로 일컬어지는 Y2K 패션이 다시 유행하면서 어느 때보다 화려한 시즌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코로나19로 위축된 패션 시장은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영역에 얽매이지 않고 식음료 비즈니스, 메타버스 진출 등을 통해 유기적인 성장을 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패션연구소는 24일 내년 패션시장 키워드로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다는 뜻의 '아템포'(A TEMPO)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아템포에는 ▲패션을 가로지르는 업(業)의 확장(Across the Fashion) ▲취향이 우선하는 소비(Taste-commerce) ▲Y2K 패션과의 조우(Encounter Y2K Fashion) ▲주목받는 메타버스(Metaverse is Coming) ▲목적지향 브랜드의 성장(Purpose-Driven Brand) ▲유기적 성장 전략 수립(Organic Growth Strategy)이라는 트렌드가 집약돼 있다.

연구소가 자체 조사한 결과, 올해 패션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4.4% 성장한 37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11.1% 역신장한 점을 감안하면 2019년 수준을 하회하는 수치다. 연구소는 내년에도 패션 시장은 플러스 성장이 예상되지만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어떤 회복 곡선을 그릴 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연구소는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급격히 달라진 라이프스타일 때문에 패션시장의 자연스러운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패션기업들은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영역에서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식음료(F&B) 비즈니스로 진출이 대표적이다. 카페 키츠네, 카페 A.P.C. 등 패션 브랜드가 카페를 선보인 데 이어 미슐랭 스타를 받은 구찌의 레스토랑 '구찌 오스테리아'도 내년 2월 문을 연다.

패션 스타일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보상 심리와 맞물려 어느 때보다 화려한 시즌을 예고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을 뜨겁게 달궜던 세기말 Y2K패션이 재등장하고 신체를 과감하게 드러내는 아이템, 재택 패션을 대신하는 화려하고 대담한 파티룩이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라운지 패션에 밀려났던 테일러링도 여유로운 핏으로 편안함과 포멀함의 균형을 맞추며 재등장하고, 즐거운 기분을 이끄는 컬러와 다채로운 플로럴 모티브와 프린트의 등장도 예고했다.

패선 브랜드의 메타버스 진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MZ소비자들은 제페토 내의 가상 스토어 구찌빌라에서 신상백을 구입하고 있으며, 버버리와 돌체앤가바나도 블록 체인 기반 아래 디지털 컬렉션을 사고 팔 수 있도록 NFT 컬렉션을 준비 중이다. 나이키도 가상 패션전문 NFT스튜디오인 RTFKT(아티팩트)를 인수하며 NFT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소비 관점에서는 '취향 소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들로만 옷장을 채우고 느끼는 기분 좋은 감정, 이른바 '워드로브 웰빙'(Wardrobe Well-being)이 부각되면서 서로 다른 취향을 가진 소비자에게 개별적으로 공략하는 개인화 전략이 선택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브랜드는 제품 판매를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세계관을 내세워 소비자와 교감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가브리엘라 허스트를 새로운 수장으로 맞은 끌로에(Chloe)는 여성의 성장을 돕기 위한 목적 지향 브랜드로의 변화를 선언했다. 동시대적인 트렌드를 디자인에 담는 것만큼 시대정신을 담는 것이 패션 브랜드의 사명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패션 비즈니스는 전문적 영역을 벗어나 무리하게 신사업에 진출하기보다는 적합성이 높은 영역을 공략해 상품과 서비스의 범위를 확대하는 유기적인 성장 전략을 꾀할 것으로 관측된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좀처럼 호전되지 않는 코로나 시국의 속도감이 사회 전체에 피로감을 주고, 회복 국면에 접어든 패션시장이지만 코로나 이전의 속도감 있는 성장과 변화를 기대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2019년 규모에 미치지 못하는 패션시장은 이전의 규모 수준으로 빠르게 돌아가기 위해 힘껏 페달을 밟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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