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줄 모르는 리셀 시장...온라인 사기는 조심해야
멈출 줄 모르는 리셀 시장...온라인 사기는 조심해야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1.12.2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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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세계 3대 데님 브랜드 ‘리(Lee)’와 대퍼 빈지노가 만든 브랜드 ‘아이앱 스튜디오(IAB STUDIO)’가 함께 만든 한정판 컬래버레이션 제품이 일부 매장에서 출시됐다.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와 ‘리(Lee)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점’에서 발매됐는데 전날 밤부터 많은 이들이 강추위 속에 줄을 서서 대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착순 구매이기 때문에 인기 제품을 남들보다 빨리 구매하기 위해서다.

한정판 제품에 대한 구매 열기는 물건을 되파는 리셀(Resell) 시장의 급성장과 맞물려 있다. 리x아이앱스튜디오 콜라보레이션 제품 또한 이미 팔리기도 전에 8만9000원짜리 맨투맨 티셔츠가 리셀 플랫폼에 50만원으로 올라왔다고 한다. MZ 세대에서 인기가 높은 리셀 시장은 구하기 쉽지않은 한정판 위주로 높은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리셀 시장의 부상을 상징적으로 알린 나이키의 ‘에어 조던’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22만원에 출시된 ‘조던1오프화이트 레트로 하이 시카고’는 100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가수 지드래곤과 나이키가 협업해서 만든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는 현재 발매가(21만 9000원)보다 4배 이상 뛴 80만~90만 원에 거래된다. 특히 지드래곤이 지인들에게 나눠줄 FAF(Family and Friends)용으로 70켤레만 제작한 나이키 ‘에어포스1’은 2000만 원대에 팔리기도 했다.

리셀 시장 성장은 전세계적인 트랜드다. 미국 중고의류 유통업체 스레드업에 따르면 지난해 280억 달러(약 33조원) 수준이었던 리셀 시장 규모는 2025년에 640억 달러(약 75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미국 투자은행 코웬은 스니커즈 리셀 시장 규모만 2025년에 60억 달러(약 7조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우리나라 시장 규모는 정확히 추산하기 어렵지만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물론 오프라인 백화점, 네이버 등이 뛰어들 정도로 급성장하는 추세다.

리셀 시장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부동산, 주식 등 다른 재테크 수단처럼 전문 지식이 없어도 쉽게 뛰어들 수 있고 단기간에 수익률을 내기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빨리 물건을 구입해 리셀 플랫폼에 올리기만 하면 된다. 특히 MZ 세대는 물건의 가치, 자신의 취향을 중시하기 때문에 웃돈을 주더라도 한정판을 구매하는 성향을 보여 리셀 시장의 최대 고객층이다.

하지만 러셀 시장의 인기와 함께 온라인 사기도 기승을 부려 소비자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돈을 미리 받고 배송을 미루거나 잠적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피해 규모도 10만~20만원부터 수백만원대까지 다양하다. 한정판이라고 소비자들을 유인한 뒤 대포 통장으로 돈을 챙기는 조직적인 범죄도 등장했다고 한다. 온라인 사기 피해를 공유하는 사이트인 더치트에 따르면 대표적 리셀 신발인 ‘조던’ 시리즈 관련 사기 피해 금액은 올해 3억1500만원으로 2018년 보다 세 배 이상 증가했다.

개인 간 연락을 취해 물건을 주고받는 리셀 거래 성격 상 사기 피해를 당해도 구제를 받기가 쉽지 않다. 액수가 크지 않은 경우 경찰력을 동원해 리셀 사기범을 잡기는 하늘의 별따기 인만큼 대부분 수사 종결로 마무리 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시장가보다 너무 싸게 물건을 내놓을 경우 일단 의심할 필요가 있고, 거래 규모가 크고 어느 정도 신뢰가 보장되는 플랫폼을  이용할 것을 권유한다. 리셀 시장이 커가는 만큼 리셀 플랫폼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거래 안전성을 강화할 방안을 내놓을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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