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4년만의 포켓몬빵 열풍… 추억의 맛 출시 잇따라
[기획] 24년만의 포켓몬빵 열풍… 추억의 맛 출시 잇따라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2.03.10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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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빵 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 교환해요.”

“포켓몬 미개봉 빵 삽니다.”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포켓몬빵‘으로 검색하면 쏟아져 나오는 관련 글이다. 1990년대 청소년의 수집욕을 자극하며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빵이 24년 만에 재출시되며 또다시 유행의 정점에 섰다. 추억의 인기 제품을 소환해 새롭게 변주한 제품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포켓몬빵 인기에 편의점 오픈런까지

10일 SPC삼립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출시한 포켓몬빵은 출시 일주일 만에 판매량 150만개를 돌파했다.

이는 SPC삼립 베이커리 신제품의 동일 기간 평균 판매량보다 6배 이상 높은 수치이며, 지난해 출시된 다른 캐릭터 빵 제품과 비교해 1주 앞선 기록이다.

출시 당일 새벽부터 포켓몬빵 구매를 인증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이 4000건 이상 등록되고 몇몇 편의점 앞에서는 일부 소비자들이 포켓몬빵을 배송하는 차량을 기다리는 등 ‘오픈런’ 현상까지 일어났다.

포켓몬빵은 지난 1998년에 출시돼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며 빵에 동봉된 띠부씰 수집 열풍을 일으켰다. 당시 매달 평균 500만개가 팔려나갔다.

2006년 포켓몬빵 단종 이후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이 이어지며 돌아온 포켓몬빵 시리즈가 탄생했다. 과거 인기 제품을 활용한 ‘돌아온 고오스 초코케익’, ‘돌아온 로켓단 초코롤’을 포함해 인기 포켓몬을 활용해 새로 선보인 ‘피카피카 촉촉치즈케익’ 등 7종으로 구성됐다.

포켓몬빵이 재출시되자마자 품절 사태를 빚자 일부 편의점은 가맹점에 하루 포켓몬빵 종류당 1∼2개씩만 발주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넘치는 수요에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포켓몬빵을 찾는 주요 고객은 199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20·30대다. 용돈을 모아 포켓몬빵을 샀던 어린이가 이제 구매력이 있는 어른이 되면서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상품으로 포켓몬빵을 소비하는 것이다. 당시 초·중·고등학생이었던 이들이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 포켓몬빵을 구입하는 상황이 이번에도 재현되고 있다. 당근마켓에는 희귀한 스티커를 빵 가격(1500원)보다 비싼 2000∼3000원에서 1만원 이상의 가격에 내놓거나 빵만 저렴하게 판다는 글이 여럿 올라와 있다.

앞서 전국적으로 품귀현상이 일어났던 허니버터칩 등의 사례에 비춰보면 포켓몬빵의 인기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추억의 제품과 협업도 계속

포켓몬빵 외에도 식품업계에서는 수십년 전에 나온 추억의 제품을 활용한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1982년에 출시된 과자 뻥이요를 재해석한  B2B(기업 간 거래) 전용 뻥이요 돈까스와 뻥이요 마카롱을 출시했다.

뻥이요 돈까스는 국내산 등심에 빵가루 대신 잘게 분쇄한 뻥이요 과자를 사용했다. 등심의 풍미와 뻥이요 특유의 달콤하고 고소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뻥이요 돈까스 1봉지(돈까스 10개입)에 사용된 뻥이요는 220g으로, 뻥이요 과자 1봉지 용량(140g)보다 많다. 과자의 형태와 바삭한 식감을 유지하기 위해 입자 크기도 균일하게 맞췄다.

뻥이요 마카롱은 뻥이요 맛 크림과 분쇄한 뻥이요 과자가 들어간 디저트다. 속을 채운 크림은 버터 크림 베이스에 뻥이요 과자 가루가 들어가 특유의 풍미를 낸다.

홈플러스는 SPC삼립과 수제맥주 전문기업 플래티넘크래프트맥주가 협업한 크림삐어를 내놨다. 1964년에 출시된 뒤 지금까지 19억개 팔린 크림빵을 주제로 기획된 제품이다.  

크림에일 스타일로 맥주 고유의 재료를 활용해 깔끔한 맛과 풍부한 거품으로 편하게 마실 수 있는 맥주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크림빵이 오랜기간 대중적으로 사랑받은 제품인 만큼, 크림삐어는 대중성을 강조한 맥주 스타일로 레시피를 기획하고 최근 트렌드인 레트로 감성을 패키지에 표현해 재미요소가 강조된 맥주”라고 말했다.

흘러간 추억의 제품을 몇십년이 지나 재해석해 새롭게 내놓는 것은 기성세대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젊은 세대에는 신선함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검증된 제품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응을 예측하기 힘든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것보다 위험 부담도 적은 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경제 상황이 팍팍할수록 익숙하고 믿을만한 제품에만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늘어난다”며 “신제품이 시장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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