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치솟는 장바구니물가...휘발유 가격은 2000원대 눈앞
[르포] 치솟는 장바구니물가...휘발유 가격은 2000원대 눈앞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2.03.13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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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용산구의 한 대형마트 식품매장. 50대 주부는 토마토를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다 고개를 갸우뚱 하고는 장바구니에 담지 못했다. 싱싱해 보이는 딸기는 가격표를 보고는 그냥 지나쳤다. 주부는 “전반적으로 물가가 크게 올라 선뜻 상품에 손이 안간다”며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장바구니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원자재값, 인건비, 물류비 등의 상승 여파로 식품 가격이 크게 올라 밥상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기자는 이날 장바구니에 물건을 채워봤다. 품목은 국산 삼겹살 600g(1만3680원), 딸기 500g 1팩(1만1500원), 깐마늘 300g 1봉(4480원), 완숙토마토 1.2㎏ 1팩(8900원), 우유 2.3ℓ 1개(5780원), 두부 600g 1번들(5180원), 간장 1.7ℓ 1개(1만2900원), 스틱커피 200입 1개(2만4580원), 라면 5입 1개(3680원), 소면 900g 1개(3150원), 소주 360㎖ 6병(8280원)이다. 고작 11개 품목을 담았을 뿐인데 합계 금액은 10만2110원이다. 불과 1년 전 같은 품목을 장바구니에 담았다면 9만원 수준으로 살 수 있었다. 

딸기는 작황 부진의 영향으로 1년 전 8900원에서 1만1500원으로 29.2% 뛰었고, 한파 피해를 입은 토마토는 3880원에서 4480원으로 30% 올랐다. 세계적으로 밀 가격도 올라 국수 소면 가격은 22.1% 뛰었고, 생산비용이 높아진 삼겹살 가격은 15.2% 상승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원자재값과 물류비 상승 영향으로 물가가 지난해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10∼20% 가량 올랐다”며 “가격이 낮아진 품목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가정에서 식탁에 많이 올리는 식품 가격도 크게 올랐다.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시금치(1㎏) 가격은 8472원으로 1년 전 5322원에 비해 59.2% 올랐고, 오이(10개) 1만4281원으로 1년 전(1만1592원)에 비해 23.2% 증가했다. 귤(10개)은 2829원에서 3408원으로 20.5%, 고등어(1마리)는 3466원에서 4018원으로 15.9% 올랐다.

식품 가격 상승은 지난해 여름 폭염과 겨울 한파 등 날씨의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한데다 국제 곡물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용 상승 등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주요 식품업체들은 가공식품의 가격도 잇따라 올리고 있다. 지난해말부터 간장·고추장·된장·양념장 등의 장류 가격을 10% 안팎으로 올렸다. 밀, 우유 등의 재료를 사용하는 스낵, 아이스크림 등의 간식류 가격도 최근 잇따라 인상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제적으로 주요 원부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거의 모든 제품의 제조원가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올랐다”며 “내부적으로 인건비, 물류비, 판매관리비 등 경영비용도도 상승하면서 경영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도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7% 오르며 5개월 연속 3%대로 상승했다.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의 공업제품, 외식 등의 개인서비스 오름세가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물가가 연일 치솟는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군사적 갈등으로 식탁 물가가 한 차례 더 출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선 연어 가격이 연일 오르고 있다. 

대형마트업계에 따르면 A대형마트는 10일부터 횟감용 연어필렛(100g) 가격을 3880원에서 4480원으로 15.5% 인상했다.

B대형마트도 같은 날 노르웨이산 생물 연어의 가격을 100g당 3780원에서 4780원으로 26.4% 올렸다.

러시아 수입 비중이 90% 이상인 킹크랩도 가격이 오르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 수산물가격정보 어종별 경락시세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기준 3월 7∼11일 러시아산 활왕게(중, ㎏당) 평균가는 6만9400원으로, 한 달 전인 2월 7∼11일의 평균가 5만9800원보다 16% 올랐다.

한편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2000원대를 위협하며 서민가계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윳값은 리터(ℓ)당 8.82원 오른 1973.85원을 기록했다. 서울 평균은 7.64원 오른 2052.98까지 뛰었다. 제주는 2087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쌌다. 전국 휘발유 가격은 지난 10일 1914원을 기록하며 1900원대로 올라선 뒤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서울 휘발윳값도 지난 11일 2000원대를 넘어선 후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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