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신성장 동력 찾는 유통업계…주총서 정관에 사업목적 줄줄이 추가
[기획] 신성장 동력 찾는 유통업계…주총서 정관에 사업목적 줄줄이 추가
  • 김기환 기자
  • 승인 2022.03.13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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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유통업체들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향후 진출 가능성이 있는 사업 목적을 정관에 추가하는 방안을 잇달아 논의한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이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신사업을 모색함으로써 미래 성장 동력을 선점해나가기 위한 차원이다. 나의 유전자, 건강정보에 따라 맞춤형으로 건강식품부터 운동방식까지 제안하고 관리해주는 헬스케어 시장이 국내에서도 치열해지고 있다.

◆신성장 동력 찾아라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오는 23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 주류소매업, 일반음식점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기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올린다.

주류소매업과 일반음식점업을 추가하는 것은 롯데마트가 공을 들이고 있는 '보틀벙커' 사업의 확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잠실점을 '제타플렉스'로 재단장하면서 1층에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를 들여 화제를 모았다. 

특히 보틀벙커 내 매장 한쪽에는 80여종의 와인을 구매하기 전에 미리 시음해볼 수 있는 '테이스팅 탭'과 안주를 판매하는 '부라타랩' 코너도 함께 마련돼 있다. 향후 이런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주류소매업과 일반음식점업 등을 정관에 추가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 롯데쇼핑 관계자의 설명이다. 롯데마트는 이달 말과 내달 중 창고형 할인점 '맥스'로 재단장해 오픈하는 창원중앙점, 광주상무점에도 테이스팅탭과 부라타랩을 갖춘 보틀벙커를 들이는 등 관련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24일 주총에서 부가통신사업, 인터넷 경매 및 상품 중개업, 인터넷 광고를 포함한 광고업·광고대행업·기타광고업,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제공업, 인터넷 콘텐츠 개발 및 공급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인터넷 경매 및 상품 중개업의 경우 신세계가 공을 들이고 있는 미술품 판매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미술품 사업을 전담하는 갤러리팀을 별도로 두고 본점과 강남점, 센텀시티점에서 미술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해 말에는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의 주식을 취득하기도 했다. 인터넷 콘텐츠 개발 및 공급업은 신세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더욱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신세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신세계는 현재 백화점 앱을 통해 단순 쇼핑 정보 외에도 전자책 대여 서비스와 지니뮤직을 통한 음악감상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29일로 예정된 주총에서 건강 보조식품 소매업과 고속도로 휴게소 및 주유소(LPG, 전기 충전소 포함) 건설, 관리, 운영, 임대 관련 제반 사업을 정관에 추가하는 안건을 다룬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아직은 편의점에서 판매하지 않는 비타민 등 건강기능식품으로도 운영 품목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화장품 업계는 뷰티 의료 기기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계열사 에스트라 흡수합병에 따른 의료기기 제조업 및 판매업을, LG생활건강도 의약품, 원료의약품, 의약외품, 의료기기 등의 제조·가공·판매업을 사업목적 안건에 추가할 예정이다.

◆‘헬스케어’ 시장도 관심

빅테크 기업은 물론 CJ, 신세계 등에 이어 롯데도 출사표를 내는 등 유통 대기업도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바이오헬스산업을 5대 메가테크 육성산업에 포함시키면서 기대감도 커졌다.

롯데는 700억원을 출자해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하고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과 투자를 확대한다. 롯데는 그간 제과·푸드·칠성음료 등 식품 계열사에서 각각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해왔으나 향후 롯데헬스케어가 건강관리 사업 분야를 총괄하게 된다.

롯데는 지난해 지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혁신실 산하에 헬스케어팀과 바이오팀을 신설하며 40대 상무급 팀장으로 우웅조 상무와 이원직 상무를 외부에서 영입한 바 있다. 롯데는 해당 분야에 인수합병(M&A) 및 지분 투자를 추가로 진행하며, 향후 바이오 분야도 자회사 신설을 검토 중이다.

롯데헬스케어도 플랫폼에 방점을 찍었다. 롯데헬스케어는 유전자, 건강검진 결과 분석에 따라 필요한 영양소가 배합된 맞춤형 건강기능식품뿐만 아니라 섭취 방식, 맞춤형 식단, 운동 등 건강 관리를 위한 코칭 서비스까지 하는 헬스케어 플랫폼을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마트는 모노랩스와 협업한 인공지능(AI) 기반 개인 맞춤형 건기식 매장 ‘아이엠’을 성수·죽전·용산점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이랜드도 NC강서점에 지난해 11월 맞춤형 건기식 전문 매장 ‘MoHe’를 열었다. 헬스케어 업체 피에이치씨(PHC)와 고객 건강을 AI로 분석한다.

또 CJ제일제당은 사내 건강사업부를 독립시켜 올 초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인 CJ웰케어를 신설했다. 지난달 CJ웰케어는 개인 맞춤형 건기식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알팩과 ‘개인맞춤형 건기식 제조 및 소분(小分) 판매를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알팩은 건기식 소분 제조와 유통 추적 시스템을 보유하고 관련 특허를 취득한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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