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9조 새벽배송 시장 경쟁 가열...후발주자 너도나도 가세
[기획] 9조 새벽배송 시장 경쟁 가열...후발주자 너도나도 가세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2.04.06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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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몰 티몬은 콜드체인(저온유통체계) 전문 물류회사인 '팀프레시'와 협약을 맺고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6일 밝혔다. 티몬은 팀프레시 입점사 상품인 생수와 다이어트 도시락, 냉동과일주스 등 건강·다이어트 식음료 위주로 새벽배송을 한다. 서울 전역과 경기·인천에서 오후 4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배송해준다. 이후 200여개 냉장·냉동 식자재 상품을 추가할 계획이며 기존의 협력사들과도 협의해 새벽배송이 가능한 상품군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전날 밤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에 도착하는 '새벽배송'이 유통업계 뉴노멀(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 또는 표준)로 자리 잡았다. 기존 쿠팡, 마켓컬리가 장악하던 배송 시장에 네이버, GS리테일, G마켓까지 등이 뛰어들고 있다. 이처럼 선택지는 다양해졌지만 잦은 배송지연 등 서비스의 질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너도나도 새벽배송 서비스

6일 업계에 따르면 자마켓글로벌은 기존 스마일배송에 새벽배송과 휴일배송 서비스를 추가하기로 했다. G마켓과 옥션의 멤버십 회원인 스마일클럽이라면 저녁 8시 이전까지 새벽배송 스티커가 붙은 상품을 주문할 시 다음날 새벽 7시 전에 받아볼 수 있다. 사용 편의성도 대폭 강화됐다. 배송지 정보를 미리 입력하면 새벽배송이 가능한지 자동으로 알려주는 등 배송지별 도착 정보가 한눈에 보인다. 새벽배송을 원치 않는 경우 익일 중에만 배송될 수 있도록 선택 가능하다.

G마켓과 옥션은 시범 서비스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새벽배송 서비스는 지난달 24일부터 서울 강남과 서초, 송파 지역을 시작으로 시범 운영됐는데, 서비스 시행 1주차(2월24일~3월2일) 대비 4주차(3월17일~3월23일)의 새벽배송 물동량이 4배 가까이(279%) 증가했다.

일반 회원이 누릴 수 있는 휴일배송 서비스 역시 새롭게 선보인다. 일요일이나 법정공휴일로 지정된 날의 하루 전 밤 12시까지만 주문하면 다음날 바로 제품을 받을 수 있다.

'네이버 장보기'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밤 12시 전에 상품을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받을 수 있다. 아침 식사용 반찬거리와 베이커리류, 가정간편식(HMR), SSG푸드마켓 프리미엄 먹거리 등 2만여 종이 대상이다.

GS리테일의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GS프레시몰은 새벽배송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최근 서비스 지역을 서울, 인천 및 경기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GS프레시몰의 지난 1~3월 새벽배송 누적 이용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50% 신장했다.

너도나도 새벽배송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 등 기존 새벽배송 전문 업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새벽배송 자체가 핵심 경쟁력이 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유통업계 전반이 여기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2020년 2조5000억원 수준에서 내년에는 11조9000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특별하게 여겨졌던 새벽배송이 어느새 유통업계 뉴노멀이 됐다"면서 "이제는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얼마나 더 넓은 지역에 배송할 수 있는지, 아울러 친환경 트렌드에 맞춰 포장재 등 일회용품을 얼마큼 줄일 수 있는지 등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배송 지연에 소비자 불만도 폭증

관건은 차별화다.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상품 카테고리나 배송 지역 등에서 차별점이 있어야 선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조 격인 마켓컬리는 새벽배송 가능 지역을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늘려 나가며 시장 선점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새벽배송 서비스 대부분이 수도권에 국한됐다는 점을 감안한 전략이다. 판매 상품도 뷰티 등 비식품군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다.

문제는 새벽배송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서비스 질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지연배송이다. 최근 마켓컬리나 쿠팡프레시에서 주문한 제품을 새벽이 아닌 오후 늦게 받았다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새벽배송이 아니라 저녁배송"이라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새벽배송 관련 소비자 불만 144건 중 배송지연 사례가 21.5%로 가장 많았으며, 상위 6개 업체 중 배송지연에 대한 보상 기준을 마련한 곳은 한 곳뿐이었다.

2018년만 해도 1조 원이 되지 않았던 새벽배송 시장규모가 내년에는 11조9,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유통업체들의 '참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과도한 확장과 경쟁으로 새벽배송 서비스가 '속 빈 강정'이 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의 대안이 많아지면서, 다른 업체와 차별화된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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