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치솟는 먹거리 가격…지난달 외식물가 24년 만에 최대폭 상승
[기획] 치솟는 먹거리 가격…지난달 외식물가 24년 만에 최대폭 상승
  • 이진숙 기자
  • 승인 2022.04.10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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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과 김밥, 햄버거 등 ‘국민 대표 외식’ 메뉴를 포함해 39개 외식 조사 품목 물가가 일제히 올랐다. 1년 전 대비 상승폭이 6.6%에 달했다. 재료비와 배달료가 오른 데다 코로나19 방역 완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 곡물가격이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국내 상품 가격 인상을 자극해 식탁·외식 물가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10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3월 외식 물가는 지난달을 기준으로 1년 새 6.6% 올랐다.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월 이후 23년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햄버거와 김밥을 포한 39개 품목이 모두 올랐다. 갈비탕(11.7%)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죽(10.8%), 햄버거(10.4%), 생선회(10.0%)도 10% 이상 올랐다. 버거킹이 ‘와퍼’ 햄버거 가격을 6400원에서 7300원으로 14.1%로, ‘직화소불고기’ 햄버거를 4200원에서 5100원으로 21.4% 인상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짜장면(9.1%), 김밥(8.7%), 짬뽕(8.3%), 치킨(8.3%) 라면(8.2%), 설렁탕(8.1%), 떡볶이(8.0%), 칼국수(6.9%), 돈가스(6.6%)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고기류는 소고기(8.1%), 돼지갈비(7.8%), 삼겹살(6.6%), 불고기(6.1%), 스테이크(5.5%) 순이었다. 물가 상승률이 4%를 밑도는 품목은 삼계탕(3.9%), 구내식당 식사비(3.3%), 맥주(3.2%), 해물찜·소주(각 2.8%) 등 6개에 그쳤다.

이날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제공 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칼국수 1인분의 평균가격은 8115원으로 조사됐다. 1년 전(7462원)보다 8.8% 올랐다. 대표적인 칼국수 전문점 명동교자는 지난 2월 전 메뉴 가격을 1000원씩 인상하면서 칼국수 가격이 1만원이 됐다.

식자재 가격과 배달료 급등으로 원가가 상승했고 코로나19 충격으로 꺾였던 외식 수요가 회복된 것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 된다. 외식 가격은 농축수산물 등과 달리 하방 경직성이 있어서 한 번 오르면 쉽게 내리지 않는다.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 방역 제한 완화도 수요를 자극할 수 있어 추가적인 상승 요인이 아직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요 회복과 원가 상승이 외식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수입 곡물 가격이 최근 6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식품이나 사료 등의 가격도 덩달아 오를 전망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세계 곡물 가격이 오르고 원·달러 환율과 해상운임 등도 상승하고 있어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국제곡물 4월호’에서 2분기 곡물 수입단가지수가 전 분기 대비 식용은 10.4%, 사료용은 13.6%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세계 밀 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사태로 국제 밀 가격이 급등해 밀가루 수입 가격이 치솟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 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올해 2월 밀가루 수입량은 2090t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1.6% 감소했다. 그러나 수입 금액은 199만8400달러(약 24억원)로 21.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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